우리는 어리석다는 이유만으로도 당장 죽을 수 있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 삶에 감사해야만 한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가 사랑했던 나날들이
이 세상 어딘가에서 이해되기만을 기다리며
어리석은 우리들을 견디고
오랜 세월을 버티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도 영원한 것이 없는,
스쳐 지나가는 것들로 가득한,
좌충우돌의 도시.
(정말 Lonely Planet에 서울이 이렇게 묘사되어 있나?...)
김연수의 '세계의 끝 여자친구'_
최근 몇 년간 발표된 중단편을 묶은 소설집인데
음... 독특한 매력을 지닌 소설가를 만난 느낌이다.
그의 소설들은 공통점이 있다.
모든 소설이 뭔가 한 뭉텅이 얘기를 남겨놓은 채 끝이 난다.
그래서 결국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그 이어질 스토리가 궁금해지면서도
그러나 매력적인 끝마무리에 짧은 탄식과 진한 느낌이 일게 된다.
그리고
모든 소설들에 개인과 역사(적 사건)의 연결고리가 있다.
대부분 어떠한 특정 역사 또는 사회(적 사건)로 인한 개인의 붕괴를 담고 있다.
이는 스토리의 깊이와 독특한 인과관계를 부여함과 동시에
정말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꼭 있을 것만 같은 실재감 또한 안겨주고 있다.
쉽게 손을 놓을 수 없는 매력... 강추!!
서울 시내를 오가는 택시는 모두 7만대.
내가 그의 택시에 탈 확률은 7만분의 1.
연속 두 번 탈 확률은 49억분의 1.
요컨대 서울에서 같은 택시를 두 번 타는 일은
평생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실제로 이렇게 계산해 보면
모든 게 어마어마한 확률이다...
서울에서 어떤 이를 마주치게 될 확률은
그렇다면 1천만분의 1......
인연에는 우연이 없다...
인연이라면 우연이 아닌 것이며,
우연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인연이 아닌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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