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새로운 총감독 피터 겔브가
오페라의 대중화를 꾀하며 3년 전부터 오페라 스크린 상영을 병행하고 있는데
그 첫 시즌 첫 번째 작품이 바로
'잉글리쉬 페이션트'의 영화감독 안소니 밍겔라가 연출한 '마담 버터플라이'였다.
예전에 호암아트홀에서 MET 오페라 작품인
줄리 테이머 연출의 '마술피리'를 상영하기도 했었는데
깜빡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보지 못해 아쉬웠었다.
지난날 9월부터 내년 7월까지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MET 오페라 2009-2010 신작들을 매달 한 작품씩 특별상영한다는 것도
얼마 전에 우연히 기사를 보다가 알게 되어
아쉽게도 지난달 작품인 '라보엠'은 놓치고 말았다...
이번 10월의 작품은 2006년 센세이션을 일으켜 올해 앙코르 공연된
바로 그 '마담 버터플라이'_
스크린 위로 오페라가 펼쳐지면서
사실 초반엔 눈에 보이는 것에 또 하나의 상상력을 덧붙여야 해서
좀 이질감이랄까...쉽지 않았다.
그게... 극중 초반의 나비부인이 열다섯살(후반에도 겨우 열여덟살...)이며
상대 남자역인 핑커튼의 노랫말에 가녀린 몸매, 인형같이 어여쁜 얼굴이 나오는데
실제 나비부인역의 소프라노는 3~40대의 나이에 살집있는 몸매이니 이게 영...
열다섯의 예쁜 여자라 머릿속으로 따로 생각하며 감정이입을 하려니 좀 피곤한...
하긴 최근엔 뚱뚱한 디바가 오페라 무대에서 퇴출되고 있다는 기사도 떠오르고...
그런데 극이 흘러가면서 의외로 금방 적응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 타이틀역 '패트리샤 라세티'의 실력이 너무 뛰어났던지라
거기에 서서히 빠져들었달까...
뮤지컬 OST도 공연 속에서 그 노래가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봐야
진정으로 그 노래의 진가를 알 수 있듯 오페라 역시 그러했다.
그냥 이런저런 유명한 배경음악으로 들어왔던 '어떤 개인 날'을
실제 그 장면에서 모든 미장센과 함께 더불어 들으니 굉장히 찡하고 감동적이었다.
(그러구보면, '미스 사이공'의 'I still believe'와 동일한 역할의 곡이다...)
안소니 밍겔라의 무대 연출은 굉장히 모던했다.
그리고 그 스타일은 뮤지컬 '라이언킹'의 줄리 테이머가 연상되게 했다.
화려한 무대세트보다 아이디어적인 무대연출이라는 점도 그랬고
일본의 어떠한 요소들이 오리엔탈적 무대 연출에 배어 있다는 것 또한 그랬다.
'마담 버터플라이'에서는 일본의 미닫이문을 통한 이국적이면서도 심플한 공간 연출과
분라쿠 인형극에서 차용하여 나비부인의 3살난 아들로
인형과 검은옷의 조정자들을 도입한 파격이 등장했다.
현대판 나비부인인 뮤지컬 '미스 사이공'도 그러했든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 역시 스토리는 별로 편치 않은 내용에 심한 신파이지만
(미스 사이공의 크리스는 그래도 킴을 사랑하기라도 했지,
마담 버터플라이의 핑커튼은 예쁘고 어린 현지처를 두려 했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공감이라기보다는, 푸치니의 명작 고전으로서의 깊이로 감상되는 것 같다.
다음달은 역시 푸치니의 '토스카'_
MET 이번 2009-2010 시즌의 첫 작품이다.
물론 Live가 아닌 Screen을 통해서이지만
MET opera를 이렇게 바로 접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반가운......
MET opera on screen schedul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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