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brief comment

파주

spring_river 2009. 11. 9. 16:00

이 영화...분명히 개봉한 지 1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예매하려 보니 상영관이 벌써 몇 없다...
이렇게... 또 하나의, 대중으로부터 버림받는 좋은 영화의 슬픈 운명이
...

형부·처제의 사랑이라는 자극적 메시지가

영화의 본질이 아닌 마케팅적 전략임을 언뜻 알고는 있었고

'
질투는 나의 힘' 감독의 작품이라는 백그라운드에 솔깃하고
괜찮은 영화일 것이라는 이런저런 기대 때문에 찾아본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얼추 생각했던 예상이 빗나가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
좋은 영화일 거라는 기대가 깨졌다는 뜻이 아니라
,
일부러 영화 보기 전에 사전 정보를 차단하는 지라

그러한 전개가 펼쳐지는 내용의 영화일 거라는 건 전혀 생각을 못했다는 거지...
왜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지 이해가 됐고

왜 그런 마케팅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고충도 이해가 갔다...
소위 흥행 영화의 공통 분모라 일컬어지는 하이 컨셉트
_
이 영화... 그렇게 단순히 한두 줄로 정의내리기 힘든 영화이다
... 
참 잘 만들어진 좋은 영화인데... 그래서 또 안타깝다
...

영화 '파주'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두 가지의 금기가 교차되어 있다
.
금지된 사랑... 그리고

자본의 논리에 대한 저항...
그래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가슴 속의 묵직한 무언가가 차오르게 만든다
.

박찬옥 감독은 전작 '질투의 나의 힘'과는 확연히 달라진 스타일을 보여 주었고

서우는 예전의 강혜정처럼, 차별화된 묘한 매력을 지닌 흔치 않은 여배우임을 입증해 보였고
이선균은 Not Bad 정도...
(
운동권을 연기하는 배우는 제발 그 사람들의 진정성을 사전에 체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생각이 '오래된 정원'에서의 지진희에 이어 두 번째로 든 케이스...)

블로그에 올릴 영화 포스터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포스터에 얹혀진, 마케팅 전략상 어쩔 수 없었을 그 카피들이 그래도 맘에는 들지 않아
영화 사진들을 쭈욱 클릭해보다 이 사진으로 결정하다...
몇 발자욱 떠나 앞서 있지만 이 여자... 정지된 상태이다
...
뒤에 서 있는 그 사람이 다가오길 바라는 듯
...
그러나 이 남자... 그저 뒤에서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어쩔 수 없이
...

서로 확인하지 말아야 할 진실은 비록 힘들더라도 그대로 두어야 한다
...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더욱더 아픈 댓가가 치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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