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분명히 개봉한 지 1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예매하려 보니 상영관이 벌써 몇 없다...
이렇게... 또 하나의, 대중으로부터 버림받는 좋은 영화의 슬픈 운명이...
형부·처제의 사랑이라는 자극적 메시지가
영화의 본질이 아닌 마케팅적 전략임을 언뜻 알고는 있었고
'질투는 나의 힘' 감독의 작품이라는 백그라운드에 솔깃하고
괜찮은 영화일 것이라는 이런저런 기대 때문에 찾아본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얼추 생각했던 예상이 빗나가면서 약간 당황스럽기도 했다.
좋은 영화일 거라는 기대가 깨졌다는 뜻이 아니라,
일부러 영화 보기 전에 사전 정보를 차단하는 지라
그러한 전개가 펼쳐지는 내용의 영화일 거라는 건 전혀 생각을 못했다는 거지...
왜 흥행에 실패하고 있는지 이해가 됐고
왜 그런 마케팅 전략을 쓸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고충도 이해가 갔다...
소위 흥행 영화의 공통 분모라 일컬어지는 하이 컨셉트_
이 영화... 그렇게 단순히 한두 줄로 정의내리기 힘든 영화이다...
참 잘 만들어진 좋은 영화인데... 그래서 또 안타깝다...
영화 '파주'는 어쩔 수 없이... 현실에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그런 두 가지의 금기가 교차되어 있다.
금지된 사랑... 그리고
자본의 논리에 대한 저항...
그래서 이 영화는 보는 내내 가슴 속의 묵직한 무언가가 차오르게 만든다.
박찬옥 감독은 전작 '질투의 나의 힘'과는 확연히 달라진 스타일을 보여 주었고
서우는 예전의 강혜정처럼, 차별화된 묘한 매력을 지닌 흔치 않은 여배우임을 입증해 보였고
이선균은 Not Bad 정도...
(운동권을 연기하는 배우는 제발 그 사람들의 진정성을 사전에 체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하는 생각이 '오래된 정원'에서의 지진희에 이어 두 번째로 든 케이스...)
블로그에 올릴 영화 포스터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포스터에 얹혀진, 마케팅 전략상 어쩔 수 없었을 그 카피들이 그래도 맘에는 들지 않아
영화 사진들을 쭈욱 클릭해보다 이 사진으로 결정하다...
몇 발자욱 떠나 앞서 있지만 이 여자... 정지된 상태이다...
뒤에 서 있는 그 사람이 다가오길 바라는 듯...
그러나 이 남자... 그저 뒤에서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어쩔 수 없이...
서로 확인하지 말아야 할 진실은 비록 힘들더라도 그대로 두어야 한다...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더욱더 아픈 댓가가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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