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준비하기... 라는 제목을 쓰며 좀 우습긴 하다...
마흔이 되려면 아직
우리나라 나이로는 1년 5개월,
만 나이로는 3년 4개월이나 남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뜬금없이 마흔을 준비하기라는 이상한 주제에 이르게 된 건
그냥 이런저런 여러 이유들인데...
최근의 계속되는 정신적 침체기...
이제까지와는 또다른 Role을 주문받고 있는 직업적인 고민...
여기에 겹쳐, 나이대 질문에 30대 후반이라는 란에 체크하는 것도 생소한 지금
얼렁뚱땅 세월가다 보면 또 금방 닥치게 될 40대라는 이질적인 단어에 대해
뜬금없이 들게 된 생각들......
문득 생각나건대,
몇달전 서른다섯살인 팀 남자동료와 택시로 이동하다가 얘기를 나누던 중
좀 있으면 40대라며 놀리길래 너도 얼마 안 남았어 하고 맞받아쳤더니
그애 왈, 정색을 하며, 자기는 서른아홉에 차라리 자살할 거랜다...
서른아홉에 자살하고 싶을 만큼 그렇게 맞이하기가 끔찍한 40대... 그건 무얼까......
흔히 말하는 불혹...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림 없는 나이...
혹자는 얘기한다, 마흔은 불혹이 아니라고... 어느 때보다 심한 유혹이 있다고...
외적인 유혹이 아닌,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유혹...
또 누군가는 얘기한다,
서른은 이십대에 못다핀 열정을 추억하고,
마흔은 온전하지 못했던 삼십대를 추모하고,
그리고 쉰은 더 늙지 않았던 사십대를 회고한다고...
그래도
갈수록 오히려
나이들어서 더 멋있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30대는 내가 속해 있어서인지 별로 딱히 시선이 끌리지 않고...)
중년이라는 단어의 세속적인 느낌과 거리가 멀게, 멋있게 나이들어 있는 40대...
그리고,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랠 만큼, 40대와는 또다르게 멋있게 늙어있는 50대...
...... 어떻게 하면 저렇게 삶의 나이테가 멋있을 수 있을까...
그게 뭐지?? 자신만의 철학? 경쟁력? 삶의 지혜?
강한 자신감과 부드러운 관조의 조화?
내게 서른살은 그냥 찾아왔다.
서른을 두 달 앞둔 스물아홉의 끝자락에 결혼을 하고
그냥 그렇게 정신없는 가운데 서른과 21세기는 슬쩍 찾아왔다.
십단위의 숫자가 크게 바뀐 것에 대해
이상하게도 별로 큰 거부감도 없었고 두려움도 없었다.
오히려 마음에 들기도 했고 기대감도 없지 않아 있었던 듯하다.
30대라는 게 어찌 보면 멋진 나이인 것도 같았다.
한편으로는, 사회에서 어린애 취급하는 20대 후반의 어정쩡함을
마땅치 않아 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서른하나에 나의 보물은 나를 진짜 어른으로 만들어 주었고,
누군가는 세상을 구원하기도 했던 서른셋의 나이에
이렇게 살다가 죽을 때 후회할 것 같은 생각에
적지 않은 변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전혀 새로운 戰場에서 5년이 흘렀다...
이제,
그다지 멋있었다 자부할 수 없는 30대의 끝이 저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왠지
마흔은 서른처럼 그냥 맞이하고 싶지가 않다.
마흔이라는 그 또다른 세상에 닿기 전에
멋진 40대를 위한 준비를 그래도 시작하고 싶다.
그 준비 리스트에 무엇이 적힐지는 잘 모르겠다.
나의 현재와 내가 되고 싶은 40대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지
꽤 오랜 생각이 또 괴롭히리라...
Where am I now...?
Where am I going to...?
How can I get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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