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을 보면서
예전에 대학원 강의 때
안치운 선생님이 강조해 마지않던
'몸의 연극' 화두가 떠올랐다.
눈빛 연기가 아닌, 그야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이 살아있는 작품이었다.
탁월한 베테랑 배우들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버자이너 모놀로그에서 반했던, 오랜만에 다시 만난 서주희는
'역시...' 고개가 끄덕여지는 연기력을 보여주었고,
정동환은 TV에서 주로 비춰지는 모습들이 오히려 너무 평면적인 게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무대에서의 그는 베테랑 경력만큼 신뢰가 가고 또 살아있었다.
해체된 원작에 걸맞게 무대 연출도 매우 상징적이었고
연극과 결합된 이영란의 오브제 연출도 인상적이었다.
600여석의 객석을 비워둔 채 토월극장 무대 위에 무대와 300여석의 객석을 마련해
마케팅적으로 보면 무모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로 화제를 모았었는데,
맨마지막에 "내가 본 게 실재한 것인가..." 대사 후
가림막이 거둬지면서 토월극장의 빈 객석이 드러나는데
그리고 객석으로 연결된 길을 따라 레이디 맥베스가 적막 속에 걸어가는데
Ending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솔직히 기대만큼은 아니었으나
이처럼 진지한 연극이 앙코르무대가 추가될 만큼 흥행에 성공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 내가 괜히 위안이 되고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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