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본, 두 편의 뮤지컬...
한 작품은 브로드웨이에서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는 닐 사이먼이 쓴 라이선스 뮤지컬,
한 작품은 현재 한국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장유정이 쓰고 연출한 창작 뮤지컬...
한 작품은 뮤지컬계에서 서서히 자리잡아 가고 있는 정성화와 탤런트 하희라 주연의
그러니까 스타 캐스팅의 작품,
그리고 한 작품은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보통의 뮤지컬배우들이 펼친 작품...
둘 다 중소형 뮤지컬.
그리고 둘 다... 다른 느낌의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던 작품...
'Goodbye Girl'은
한국에서도 공연된 바 있었던 그의 전작 'Duet'에서도 느낄 수 있었듯
닐 사이먼이라는 대형 작가의 감칠맛 나는 극본은 여전했다.
그러나, 매우 중요한 비중의 여주인공 역을 맡은 하희라의 미흡함에
작품의 맛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들을 때마다 저 씬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부족한 가창력에,
심지어는 연기력마저 의심스러울 만큼 홀로 무대에서 겉돌고 있었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지만, 저 배우는 무대 체질이 아닌 듯 싶은...
정성화와 최정원이었다면 딱 좋았을 그런 작품이었다.
김달중 연출이라 좀 기대했는데, 그것 역시 좀 아쉬웠던...
'형제는 용감했다'는
위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워낙 한국 뮤지컬계 창작 인프라가 얇다 보니 몇몇 작가에게
지나친 포장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별로 맘에 안 들긴 한데,
암튼 이 장유정이라는 작가도 실제 가치보다는 언론에서 좀 많이 부풀려짐이
없지 않아 있어 보인다.
김종욱찾기에 이어 그녀의 작품을 본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
글쎄... 뭐라 얘기해야 할까...
그녀의 재기발랄함과 관객들의 기호를 읽어내는 힘이 꽤 대단하는 건 인정되는데
2시간 가까이 '개그콘서트'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쁘다는 표현이 아니라,) 참으로 대학로스러운 뮤지컬을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도...
이러한 것만이 그녀의 장기라면... 그리고 이러함이 관객이 모이는 포인트라면...
솔직히 좀 씁쓸했다......
나도 거의 처음 보다시피 하는 배우들의 실력과 탄탄한 호흡에는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아무리 창작 뮤지컬의 우울한 현주소를 고려한다 치더라도
이 작품에 블루칩이니 뭐니 하며 과대포장하는 언론의 평가에는 동의가 어렵다...
물론 간만에 좀 괜찮은 창작 뮤지컬이긴 하다.
그러나 객관적 잣대를 잃게 되면 제대로 된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렵거나 방향을 잃거나 더디게 된다.
아무리 사람들이 뮤지컬을 문화나 예술로 보지 않고 Pastime으로 여긴다 해도
그래도 좀 이건 아니다......
'2008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Dirty Rotten Scoundrels (0) | 2008.05.02 |
---|---|
Lady Macbeth (0) | 2008.04.16 |
No Country for Old Men (0) | 2008.03.26 |
Atonement (0) | 2008.02.28 |
Nine & We Will Rock You (0) | 2008.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