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보기 전, 플러스 마이너스적인
정말 여러 가지 얘기를 접하고 있었다.
호수를 재현하기 위해
20톤의 물을 이용한 무대가 만들어졌고
무대 장치로 인해 LG아트센터 객석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는
작품에 대한 호기심이 들 만한 Fact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조민기 출연 소식...
그런데 몇년전 조민기가 '갈매기'에 출연했었는데
그답지 않게 연기가 별로였었다는 소문...
그리고 러시아의 거장 까마 긴까스 연출이
방송 미디어콜 때에 자리를 이동하는 기자에게
호통을 쳤다는 (쌤통이다~),
감히 한국 사정에서는
상상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
그러나 막상 막이 오르자 혹평들이 마구 들려왔다.
재미없다, 보다가 잤다, 1막 끝나고 그냥 갔다...
애초에 가졌던 기대 20%, 우려 80% 속에
이 연극을 드디어 보게 되었다.
그러나... 이 공연에 대한 혹평이 의심스러울 만큼
정말 훌륭한 공연이었다.
국내 제작환경상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물'과 '불'의 무대 메카니즘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러시아 크리에이티브인 무대와 의상 디자인
모두 뛰어났다.
까마 긴까스...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라는 명성답게
뛰어난 텍스트 해석력과
카리스마넘치면서도 섬세한 연출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좋았다.
항간의 소문과는 달리 조민기도 뜨리고린 작가 역을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잘 소화했고
이항나를 비롯해 크고작은 모든 배역의 배우들 역시 캐릭터 소화력이 뛰어났다.
신인 캐스팅으로 주목받은, 꼬스짜 그리고 니나 역의 배우도 제 몫을 잘 해내었다.
3시간이라는 공연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고
체홉의 위트와 재치가 느껴지는 재미와 함께, 가슴 먹먹하게 하는 감동도 컸다.
세계적인 걸작_ 그리고 명성과 실력을 동시에 갖춘 러시아 연출가와 디자이너,
높은 오디션 경쟁률을 뚫고 무대에 서게 된, 역시 연출가의 안목을 느끼게 한
배우들의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 및 성실한 연기자세,
해외 크리에이티브의 컨셉을 받아들여 과감히 객석의 절반을 포기한
(이는 곧 그 절반만큼의 수익의 포기를 의미한다) 프러덕션의 용감한 결단이 결합하여
흔치 않은 깊이있는 감동과 재미를 안겨 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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