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brief comment

NY 2일차 - Sweeney Todd

spring_river 2006. 6. 29. 19:57


브로드웨이에서의 첫 공연

'Sweeney Todd'
를 보다!!!

이 작품은
1979
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브로드웨이를 경악 속으로 밀어넣었던,
달콤한 해피엔딩이 판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에 피비린내를 물씬 풍겼던

잔혹한 스릴러 뮤지컬이다.
초연 당시 토니상 수개 부문을 수상하고 큰 주목을 받았지만

심각한 내용 때문이었는지 크게 롱런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뮤지컬 역사를 얘기할 때에 반드시 손에 꼽히는 매우 중요한 위치의 작품으로
,
'
스티븐 손드하임'이 작곡과 작사를, 그리고 '해롤드 프린스'가 초연 연출을 했는데
,
아마도 이 거장들의 훌륭한 역작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
스티븐 손드하임은 영국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에 견주되는

미국 브로드웨이 뮤지컬계의 거장이다
.
다만, 웨버가 좀더 대중성에 가까이 있다면

손드하임의 작품은 뭐랄까 좀더 지적이고, 전형적인 스타일에서 비껴나 있어
작품적으로는 큰 호평을 받으면서도 일반인들에게 쉽게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손드하임의 작품이 많이 소개되어 있지 않아 잘 알려져 있지는 않고

작년에 'Assassin'이 한국 프로덕션으로 제작되었었는데
심오한 내용도 내용이거니와 프로덕션 자체의 퀄리티가 떨어져서 실패했었다.

'
스위니 토드' - 이 작품이 20여년만에 드디어 존 도일 연출의 프로덕션으로

리바이벌되어 브로드웨이에 다시 돌아왔고,
토니상 직전에 개최되는 드라마 데스크 어워드에서 리바이벌 작품상을
,
토니상에서 연출상과 편곡상을 안았다
.

원래 이 곳 블로그의 후기 글에 작품 줄거리는 잘 쓰지 않는 편이지만

이번에 브로드웨이에서 본 작품들의 경우
한두 작품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공연될 기회가 별로 없을 터이기에
작품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평범한 한 이발사가

단지 아름다운 아내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판사에게 찍혀 누명을 쓰고 영국에서 추방당한다
.
그 아내는 하룻밤의 희롱거리가 된 후 행방불명
,
게다가 이 판사는 그들의 딸인 조안나를 데려다 키우더니만

그녀에게 욕정을 품고 결혼하자고 덤빈다.
스위니 토드라는 이름으로 돌아온 그 이발사는

자신의 아랫집에서 파이집을 하던 러벳 부인과 짝을 이뤄
복수의 그 날이 오기까지 사정없이 면도날을 휘두른다.
심지어 거리의 미친 여자가 된 아내마저 몰라보고 목을 그어 살해한다
.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딸 조안나 역시

그 장면을 숨어 보다가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다
.
스위니 토드는 마침내 러벳 부인마저 죽이고

그 자신은 러벳 부인이 거둬 키우던 고아 토비아스에게 살해된다...

리바이벌 프로덕션의 경우, 그것도 특히 원작을 대가가 연출한 경우에는

오리지널의 그늘 때문에 웬만해서는 큰 평가를 받기가 힘든 편이다.
그러나 이번 '스위니 토드'의 리바이벌 프로덕션의 경우는

독특하면서도 차별화된 연출 방향 및 배우 호연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다.

멋진 그리고 고풍스러운 극장 내부와 가득찬 관객석... 흥분되기 시작
..
드디어 막이 오르고
...
일단 무대가 단일 무대이다
.
그리고 모두 열 명의 배우들은 공연이 시작되면서부터 끝까지

단 한 명도 무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모든 배우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그들 스스로 오케스트라를 겸한다
.
그리고 모든 소품과 장면 전환을 담당하는 크루의 역할까지 해 낸다
.
그러면서도 한시도 자신의 캐릭터를 잊지 않는다
.
배역을 연기하고 나서 자신의 연주 자리로 돌아가면서도 그 캐릭터 그대로 살아있다
.
심지어는 각자가 연주하는 악기들도 그 캐릭터의 성격과 닮아있다
.
악기들을 프로급으로 연주하면서도

연기와 노래도 뛰어난 이처럼 훌륭한 배우들이라
...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작품은 우리 나라에서 불가하다
!
공연을 보면서 인상적이었던 것들 중 하나는

스위니 토드가 살해를 할 때마다 철컥 끼익 하는 날선 음향과 동시에
무대 Wall 사이사이의 조명이 Red로 변하면서
마치 진짜 핏빛 살해 현장에 있는 듯한 섬뜩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줄거리 정도만 미리 알고 갔을 뿐 대사와 가사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가사의 음율이 정말 기가 막히게 놀라울 정도였다.
(
... 저게 바로 뮤지컬 넘버의 가사라는 것이구나...하는 생각
...
 
창작 뮤지컬이야 언급할 것도 없고

 
해외 뮤지컬을 한국 프로덕션으로 만들 때 역시
 
되도록 원작의 뜻을 살리면서도 관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하기에만도 벅차기에
 
가사의 운율을 살리는 작업은 사실 꿈도 못 꾼다...)
또한 전체적으로 심각한 내용이면서도 유머 감각이 살아 있어

극을 보는 내내 관객들이 웃음도 계속 이어졌다.

스위니 토드를 공연하고 있는 유진 오닐 극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에

극장 밖 대형 포스터에서 '패티 뤼폰'의 이름을 발견하고 사실 무척 흥분했었다.
패티 뤼폰은 우리의 차기작품인 'EVITA'의 브로드웨이 초연 주인공으로

이 작품에서 토니상을 받기 시작하여
현재는 브로드웨이에서 손꼽히는 여배우 중의 한 명이다.
, 이 유명한 배우를 직접 눈으로 보게 되는구나 하고 좋아했는데

왠 걸... 극장 문 앞에 조그마한 고지글이 보였다.
6
월 며칠부터 며칠까지 패티 뤼폰이 휴가 중이랜다. (하필 이 기간 중이다
...)
... 갑자기 급실망
...
이 기간 중에 러벳 부인 역은 토니상을 수상한 바 있는 'Judy Kaye'란 배우가

맡는다기에 그래도 조금은 안심
...
물론 공연으로 직접 확인한 이 여배우도 훌륭했다
.
(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 여배우,  The Phantom of the Opera

 
브로드웨이 초연 때에 '칼롯타' 역으로 토니상 여우조연상을 받았댄다
.
 
미리 정보를 알았었더라면 괜히 더 반가웠을 텐데
...)
모든 배우들이 흠잡을 데 없이 훌륭했지만

특히 스위니 토드 역의 '마이클 서버리스'라는 배우... 진짜 멋졌다!
(
이 배우 역시 손드하임의 작품 'Assassin'으로 토니상 수상자
..)
이름만 듣던 토니상 수상자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이 곳, 브로드웨이
......

항간에 한국의 어느 제작사가 이 작품을 샀다는 소문도 들리긴 하는데

내가 보기엔
이 작품의 독특한 정서가 한국 관객들에게 어필되기 힘들 뿐더러
이러한 연출, 그리고 배우... 한국에서 능력 밖이다. Impossible!!!

대중적인 취향의 이들은 왜 이 작품을 보려고 하느냐며 의아해하기도 했었지만
뮤지컬 역사상 늘 거론되던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고
또 브로드웨이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아닌, 그러면서도 크게 호평받고 있는
이 작품을 꼭 보고 싶었고
역시 후회하지 않을 만큼 커다란 감동을 받았다.
'Sweeney Todd'...
매우 강렬한 작품이었다......


공연 후 극장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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