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brief comment

비오는 수요일에 본 Wednesday Story...

spring_river 2004. 1. 1. 19:30

 



intimacy   1. 친밀, 친교; 친한 사이
              2. 정교(情交), 육체관계, 간통 

이 영화는 소통으로서의 말,
그리고 소통으로서의 몸을 생각하게 한다
.
각각 가족이라는 이름의 관계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두 사람이

수요일에 만난다.
한 마디 대사 없이, 알몸으로 시작된 정사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말이 개입한다.
몸 그 자체로 시작된 관계는

언어의 개입 속에 서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균열을 보인다.

서로의 오해이든
,
용기의 부족이든
,
세상의 비난이든

어쨌든 그들 사이의 틈은
더 이상 맨몸으로 만날 수 없게 한다.
그들은 옷을 입는다
.
일상의 옷
,
관습의 옷
,
자존심의 옷
...

이 영화에서

말은
사람을 더 외롭게 하고

단절을 드러내어 준다.
말이 얼마나 초라한 커뮤니케이션임을
...


To.  Wednesday Man 


집착도 구속도 없는
그러한 관계를 저버린 그대
...
그대
,
화가 난다고 했지
,
나만의 여자가 아니라는 게
...
영화 ‘Gloomy Sunday’의 두 남자가 겹쳐지더군
.
이상하게도 늘 그런 상황에서

우선적 소유권(?)을 지닌 사람의 태도는
너를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그리고

일종의 끼어든 새로운 사람의 태도는

견딜 수 없이 화가 나, 나만의 여자가 아니라는 게…”
... 우습지
......

당신의 잘못은
,
관계를 너무 오래

그래, 너무 오래 가졌다는 거야.
요즘 애들 말대로 정말 Cool하고자 하는 관계였다면

그렇게 오래 만나지 말았어야 해
.
당신은

자신에 대해 자만을 한 거야...

서로 함께 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나와 같이 있지 않은 그녀의 시간들에 대해 궁금해지게 되고,
그리고
...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녀에게 요구하는 바가 생기게 되고

그러나...
그 요구가 충족되지 않음에 대해 자괴하고

그래서
...
그녀에게 매달리거나

그녀를 밀어내게...되지
.

그래
...
너무 오래 만났어
...
자기의 말과 행동에 이상 기운을 감지했을 때에

그 때 깨달았어야 해
,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을
...
바보같이

그걸
너무 늦게 알았어
...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일터로, 집으로 가는 길

머릿속엔 딴 생각이 가득해도
두 발은 신기하게 제 갈 길을 알아서 가고 있지.
몸의 습관이라는 게

그렇게 섬뜩할 때가 있어...
마음의... 마음의 습관은
...
더더욱 끈덕지지
.
사람을 그리는 것
,
그것조차

습관이 되어버리기도 하거든...
......
그녀가 오지 않는 수요일을

기다리는 그대처럼...


 
 

2003.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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