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imacy 1. 친밀, 친교; 친한 사이
2. 정교(情交), 육체관계, 간통
이 영화는 소통으로서의 말,
그리고 소통으로서의 몸을 생각하게 한다.
각각 가족이라는 이름의 관계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두 사람이
수요일에 만난다.
한 마디 대사 없이, 알몸으로 시작된 정사에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말이 개입한다.
몸 그 자체로 시작된 관계는
언어의 개입 속에 서로의 삶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균열을 보인다.
서로의 오해이든,
용기의 부족이든,
세상의 비난이든
어쨌든 그들 사이의 틈은
더 이상 맨몸으로 만날 수 없게 한다.
그들은 옷을 입는다.
일상의 옷,
관습의 옷,
자존심의 옷...
이 영화에서
말은
사람을 더 외롭게 하고
단절을 드러내어 준다.
말이 얼마나 초라한 커뮤니케이션임을...
To. Wednesday Man
집착도 구속도 없는
그러한 관계를 저버린 그대...
그대,
화가 난다고 했지,
나만의 여자가 아니라는 게...
영화 ‘Gloomy Sunday’의 두 남자가 겹쳐지더군.
이상하게도 늘 그런 상황에서
우선적 소유권(?)을 지닌 사람의 태도는
“너를 잃느니 반쪽이라도 갖겠어”
그리고
일종의 끼어든 새로운 사람의 태도는
“견딜 수 없이 화가 나, 나만의 여자가 아니라는 게…”
참... 우습지......
당신의 잘못은,
관계를 너무 오래
그래, 너무 오래 가졌다는 거야.
요즘 애들 말대로 정말 Cool하고자 하는 관계였다면
그렇게 오래 만나지 말았어야 해.
당신은
자신에 대해 자만을 한 거야...
서로 함께 하는 시간들이 늘어나면서
나와 같이 있지 않은 그녀의 시간들에 대해 궁금해지게 되고,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그녀에게 요구하는 바가 생기게 되고
그러나...
그 요구가 충족되지 않음에 대해 자괴하고
그래서...
그녀에게 매달리거나
그녀를 밀어내게...되지.
그래...
너무 오래 만났어...
자기의 말과 행동에 이상 기운을 감지했을 때에
그 때 깨달았어야 해,
그만 두어야 한다는 것을...
바보같이
그걸
너무 늦게 알았어...
습관이라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일터로, 집으로 가는 길
머릿속엔 딴 생각이 가득해도
두 발은 신기하게 제 갈 길을 알아서 가고 있지.
몸의 습관이라는 게
그렇게 섬뜩할 때가 있어...
마음의... 마음의 습관은...
더더욱 끈덕지지.
사람을 그리는 것,
그것조차
습관이 되어버리기도 하거든...
......
그녀가 오지 않는 수요일을
기다리는 그대처럼...
2003.11.13
'2003 > brief comm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Old Boy (0) | 2004.01.01 |
---|---|
여섯 개의 시선에 대한 짧은 느낌 (0) | 2004.01.01 |
홀스또메르 - 어느 말 이야기 (0) | 2004.01.01 |
Good-Bye, Lenin! (0) | 2004.01.01 |
슬픈 通함 (0) | 2004.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