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한 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어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보다.
보고 싶긴 했었는데 별로 큰 기대를 안 하고 있었던 지라
오히려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색감도 뛰어나고 음악도 좋고...
주연들의 연기도 괜찮고.
(TV에서는 굉장히 밋밋하던 배용준 연기가 그나마 좀 나아진 모습을 보이더군...)
원작에 충실한 결말 처리였다고 하는데,
오히려 영화에서는 좀더 과감히 생략 함축해도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전 작품 '정사'에서도 그랬었는데
아직 신인 그룹의 감독이어서인지
마지막을 너무 친절히 설명해 주려 하는 것 같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숙부인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그녀를 내치는 Scene.
눈물이 맺혀 있는 상태로 매정하게 내치는...
배용준의 일취월장 연기력이 돋보이는...
여기저기 나붙어 있던 메인 포스터의 '...통하였느냐?'_____
영화 내용을 압축하면서도, 약간의 선정성을 소구하는
그런 문구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사실은
매우 슬픈 대사였다.
...통하였느냐?
영화와는 그냥 다른 얘기 하나...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앞부분에 아는 사람 이름이 눈에 띄었다.
이유진 선배.
코래드 2년쯤 선배인데,
잘 나가던 카피라이터였다.
회사측의 전폭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영화판에 들어갔다.
(내 기억이 맞다면)신씨네에서 홍보마케팅을 시작으로
영화사 봄으로 거취를 옮긴 것 같고
이제 그는 잘 나가는 여성 프로듀서 10인의 하나로
씨네 21의 기획기사에 오르기도 했다.
이번 스캔들 영화의 프로듀서 이름에
보무도 당당히 그의 이름 석 자가 올라가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Fact이지만,
처음에 이 영화의 제목은 '조씨음행기'였는데,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라는 타이틀이 탄생한 건
그의 수훈이었다. (역시 녹슬지 않은...)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는 듯한 그의 모습에서
약간의 부러움과 질투심과
그리고
그가 영화판에 가지 않고 아직도 광고회사에 있었다면......
역시...
New Cheese는
삶을 바꿔 놓는다.
200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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