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결혼 4주년에 본
'여섯 개의 시선' 이야기...
김윤정 양의 손길을
처음 거친 영화이어서가 아니라도
꼭 한 번 보고 싶었던 영화...
개봉일임에도 불구하고
꽉 차지 않은 객석이
아쉬웠던......
첫번째 차별 이야기. 그녀의 무게
실업고 3학년 교실의 진풍경...
그렇게 구체적으로는
처음 접하는 사실이라
놀랍고 그리고 어이가 없었다.
임순례 감독 특유의 재기로
여섯 편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로
만들긴 했지만
사실 이 영화는 무지 슬픈 영화다.
두번째 차별 이야기. 그 남자의 사정
이것 때문에 인권위와 제작 측의 이견이 일고 있다고 들었다.
보수의 얼굴을 하고 있든 진보의 이름을 내걸고 있든
갈수록 한국 사회는 융통성을 찾아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가장 나를 답답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 중의 하나다.
뭐든지 아전인수 격으로 맘대로 해석해서 배격하고
자기가 생각하고 싶은 길 하나로만 생각할 뿐
여러 갈래길로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질 않는다.
이 사회는 눈과 귀가 없다. 입만 살아 있다...
나는 이 영화에 별표를 준다.
성범죄자는 극한의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세번째 차별 이야기. 대륙횡단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 속에서
감독이 여균동이라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미인, 죽이는이야기 같은 쓸데없는 영화 말고
진작 이런 것 좀 찍지...
네번째 차별 이야기. 신비한 영어나라
영화를 보면서 토할 것 같은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었다.
수술장면은 손으로 눈을 가리고 보지 않았다.
계속 보려면 토하기 위해 화장실로 튀어나가야 할 것 같아서...
다섯번째 차별 이야기. 얼굴값
미묘한 느낌의, 잘 만든 이야기
여섯번째 차별 이야기. 믿거나말거나 찬드라의 경우
단일민족이라 박박 우기면서
우리보다 피부색이 짙은 쪽은 하등취급하는
이상한 나라의 어처구니없는 이야기...
비슷한 소재의 '!느낌표' 때문인지
솔직히 감흥은 좀 덜했다.
번외로 얘기하자면,
오락 프로그램으로서의 한계 등을 차치하고라도
김영희 PD는 암튼 대단한 사람으로 생각한다.
그 어떤 다큐멘터리, 시사고발 프로그램보다도
'!느낌표'의 '아시아, 아시아'는
한국 사람들의 닫힌 마음을 조금은 열어 주었다.
조금이나마 해결방안이 트이나 싶더니만
요즘 외국인노동자를 둘러싼 여러 현상들을 보면
역시 위정자들은 머리도, 심장도 없는 사람들이다...
여섯 개의 시선.
If you were me.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차별,
아니 사실은 너무나 곳곳에 편재해 있지만
애써 보지 않으려 하기에
혹시 보게 될까봐 수면 밑에 감금해 놓고 없다고 생각하고 살기에
보이지 않는다고 안심하고 있는
차별, 인권침해의 문제들을 끄집어낸
꽤 괜찮은,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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