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이 서른을 而立이라 했던가...
그래서 서른 즈음의 나이는 그 즈음만의 불안감과 초조감이 있다.
자신이 꿈꾸어왔던 것을 접고서
먹고살기 위한 또는 사회편입을 위한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사람에게는
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 길에 대한 불만이 서른 즈음에는 극한에 도달한다.
정말 이렇게... 이대로 살아야 하는가...
어떤 사람은 자신의 일상에 닥칠 변화를 두려워하여 어쩔 수 없이 주저앉고
어떤 사람은 용기를 내어 Turn한다.
(나의 경우는 전자를 몇 년째 반복하다가 서른이 훨씬 넘어 후자를 택한 거고...)
그리고
자신이 꿈꾸어왔던 길을 가고 있으나
뭔가를 이루어내지 못한, 또는 앞이 보이지 않는 '대부분'의 그 분류의 사람들 역시
서른 즈음은 힘든 시기이다.
어떤 사람은 그래도 힘을 내어 앞으로 나아가려 하고
어떤 사람은 꿈을 접고 Turn한다.
그렇게
서른 즈음은 '而立'에 대한 강박관념의 시기이다.
'틱틱 붐'
뮤지컬 '렌트'의 천재적 작곡가,
그러나 서른 여섯에 '렌트'의 마지막 리허설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 비극적 인물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 뮤지컬이다.
그의 서른 즈음을 다룬 내용으로,
이 뮤지컬의 광고 역시 '서른 즈음을 위한 뮤지컬'을 내세우고 있다.
한 가지만 얘기하고 싶다.
지난 '블러드 브라더스'에서 꽤 호연을 보여 눈에 띄었던 배우 이석준에 대해
무지 실망했다.
서른 즈음의 그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그는 전혀 소화하지 못했고
극 자체에 몰입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다.
무대를 Simple하게 한 것은
보다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한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자체가 몰입되어 있지 않았고 관객 역시 몰입하기 힘들었다.
세 명의 배우 중 성기윤과 배해선은 뛰어난 연기와 노래를 보여 주었지만
막상 주인공인 이석준은 연기와 노래 모두 미흡했다.
서른 즈음을 그렇게 안이하게 표현하려 하다니.. 화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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