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brief comment

'Musical' Hedwig

spring_river 2005. 5. 4. 17:06



드디어 '뮤지컬' Hedwig을 보았다.
(
오만석씨 공연도 티켓이 별로 없어서
 
 2
주일 전에 겨우 1F 뒷자리를 예매했다
)

일단 비좁고 환경 열악한 라이브소극장은

다른 건 몰라도 헤드윅 공연에는 딱 어울렸다.
객석 불이 꺼지고 무대에 앵그리인치 밴드가 등장하고

이츠학이 헤드윅을 소개하자
헤드윅이 무대 뒤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나왔다.
Opening
'Tear me down'의 시작과 동시에

헤드윅은 전 공연장을 압도하며 객석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번 공연의 4명의 헤드윅은 각각의 컬러가 있다고 했다
.
조승우는 글쎄...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조승우만의 헤드윅
,
오만석은 헤드윅의 캐릭터를 가장 잘 소화해 낸다는 장점
,
김다현은 예쁘장한 외모로 여성스러운 헤드윅
,
송용진은 전직 락커답게 락을 가장 잘 표현하는 헤드윅
...

오만석의 헤드윅을 보기로 선택한 것은

솔직히 조승우 출연분의 티켓이 매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고
헤드윅은 특히 그 복잡한 캐릭터를 얼마만큼 잘 표현하는지가 관건이므로
연기력이 뛰어난 오만석이 차선으로 끌렸었고

우리 하반기 공연 중 한 작품의 캐스팅을 협의 중인 것도 있어
겸사겸사 여러 이유로 인해 보게 되었다.

물론 오만석은 잘 해 냈고 (나름대로 많이 고민한 흔적도 보였고
...)
공연 역시 전체적으로 만족할 만한 편이었다
.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늘 느끼는 것은

한국의 탁월한 배우일지라도 'Original'에는 역시 미치지 못한다.
사대주의적 의견이 아니라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
그동안 우리 공연을 준비하고 다른 공연들도 보면서도 언제나 확인되었던

씁쓸한 사실이다.
특히
장르보다 Musical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오랜 기간 단련된 브로드웨이, 웨스트 엔드의 배우들에

우리 나라의 얇은 배우층이 당할 수가 없다.
고난이도의 노래나 댄스가 요구되는 작품일 경우에는 더욱더 수준차가 드러난다
.
몇몇 기자들의 경우 한국 공연을 Original에 함부로 비교하기도 하지만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자라면 그것 역시 별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모든 환경이 다른 상태에서 어떻게 Original의 실력 그대로를 기대하는가
.
암튼 다행히 기자가 아니니 순수 관객 입장에서의 헤드윅에 대한 나의 의견은

그렇다는 것이다.
게다가 John Cameron Mitchell은 단순히 Hedwig Original Cast가 아니다
.
 작품의 극본을 직접 만들고 뮤지컬 무대에도 오랫동안 직접 섰고

또 영화도 직접 만들고 배우을 한, 그야말로 Hedwig 그 자체이다.
그리고 Hedwig은 표현하기 굉장히 어려운 복잡다난한 캐릭터이다
.
, 내 개인적 생각인데

직접 경험자가 아닌 경우 아무리 그 내면 연기를 열심히 해도 
'
잘 흉내내는' 것에 불과한 역할이
기혼자(기혼자, 엄마, 이혼자 포함)
,
성정체성이 현재의 자신과 다른 자(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등)이다
.
헤드윅 공연도 이 점 역시 어쩔 수 없는 깊이의 한계라 생각된다
.

Anyway 
이러저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오만석씨는 오만석만의 헤드윅을 훌륭하게 잘 보여 주었다.
조명, 의상도 돋보였고 앵그리인치 밴드의 연주도 좋았고
...
아쉬웠던 것 하나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헤드윅 한 사람이 거의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관계로
독백 처리가 많다 보니 중간에 약간 loose한 감이 없지 않았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John Cameron Mitchell
Original 뮤지컬 무대가 보고 싶었다.
영화는 이미 봤고, 뮤지컬에서는 또 어떻게 표현을 했을지
...
아쉬운 마음에

영화 Hedwig DVD를 사기로 했다.
13,000
원짜리 The DVD라는 잡지의 이번호 별책부록이 헤드윅 DVD라는 소식에
...
지금은 집에 DVD Player도 없지만

이건 꼭 소장가치가 있는 DVD다 싶어서...
Player
도 마련해서 꼭 다시 봐야지
...


※혹시, 뮤지컬 헤드윅을 볼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조언 하나
.
 
되도록이면 영화(비디오테잎)을 미리 보고 공연장에 갈 것
.
 
헤드윅의 가사는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사전 정보 없이 공연만을 볼 경우 
  Rock
음악이라는 성격상 우리말가사가 제대로 잘 전달되지 않아

  100%
의미 전달이 좀 어려울 수 있음.

*
아래는 헤드윅 한국공연의 네 배우들
...
 
위 왼쪽이 조승우, 오른쪽이 내가 본 공연의 오만석
,
 
아래 왼쪽이 김다현, 오른쪽이 송용진
...
 
참고로, 조승우-오만석의 헤드윅이 이제 곧 막을 내리고

 
김다현-송용진의 헤드윅이 시작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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