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brief comment

마케팅에 속다...

spring_river 2004. 1. 1. 13:30


마케팅을 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직업적 성향으로 인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다.
수많은 마케팅 기법들, 그리고 그 적용사례들을 알고 있기에

대부분의 경우 어떤 기업이 이러이러한 마케팅을 펼칠 때에
그게 무엇을 노리고 있음을 알기에
소비자로서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이
상대적인 장점일 것이다
.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마케팅 술수에 자신이 걸려들었음을 깨달을 경우
남들보다 더 분노한다.
그 마케터들에게 속은 것에 대해

그리고 어리석게 행동한 자신에 대해...

어제 퇴근 무렵 갑자기 마음이 동하여

영화 '내추럴 시티'를 봤다.
(
이번 달 들어 벌써 3번째 영화다
.
 
확실히 일이 없다는 증거다
.
 
영화보는 횟수가 늘어나는 것
,
 
그리고 인터넷 쇼핑 건수가 늘어나는 것
...)

웬만한 경우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계속 지켜보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어제는 그냥 영화 끝나자마자 나와 버렸다.
조금 화가 났고, 또 시간이 아까웠다
.

SF나 판타지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추럴 시티를 볼 마음을 먹은 건

'R
과 리아의 사랑'에 대해
여러 수단을 통해 펼치고 있는 마케팅 문구들에 혹해서였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다모폐인에 이은 내추럴시티폐인 운운하며

마니아들 사이의 열풍을 내세우고 있었고
R
과 리아에 대해서도
이루어질 수 없는, 엇갈리는 안타까운 사랑으로

주인공들의 독백체 일기들을 동원하며 포장하였다.

멜로와 SF의 결합을 두 축으로 삼은 듯 한데
,
'
이야기'가 너무 빈약했고

특히 멜로 부분은 홍보내용과 달리 아주 약했다.
그야말로 '사랑'이 없는 사랑 이야기였다
.
이 영화가 특히 10대들을 비롯한 젊은층 대상으로

(
이렇게 얘기하니 내가 젊은층이라는 Grouping
 
이젠 빠져있는 듯하다...)
호평을 받고 있다고는 하는데, 글쎄
...
하긴, 요즘 애들이야

인과성 있는 스토리보다는 개별적인 에피스드들을,
깊이 내재된 감동보다는 순간적인 느낌을

더 중요시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
아무튼

마케팅에 속아 영화를 본 나는
생각했던 바와 너무 다른 데에 대해 기대가 무너졌고
영화의 허술함에 대해 시간이 아까웠다.





누가 10월 아니라고 할까봐

갑자기 스산한 가을날씨가 되어 버렸다...
10
월이구나
......

 

 

200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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