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연을 보기까지에는 영화 'The Hours'의 공이 컸다.
'The Hours'는 영화 내용이나 배우 연기 등도 매우 좋았지만,
특히 나를 사로잡은 건 영화음악이었다.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라는 필립 글라스라는 이름을
난 그때 처음 알게 되었고,
가을에 내한공연을 오면 꼭 가리라 생각했었다.
'Philip On Film Live!' - 필립 글라스 앙상블 내한공연.______
이 공연은 컬트적인 다큐 영화 작품과 함께 펼쳐지는
영화음악의 Live 음악회였다.
1시간30분동안 배우도 대사도 없는 다큐 필름을 보면서
실황 연주를 듣는다는 게 언뜻 생각하면 지루하리라 판단하겠지만,
NEVER! NEVER!!!
난 정말 1시간30분동안 너무나 흠뻑 빠져들었고
그 감동 역시 이루말할 수 없었다.
음악과 영화의 전례없는 공조라는 표현은
과장이 아닌 정말 적확한 평가였다.
내가 접한 공연은
필립 글라스와 (영화를 만든) 갓프리 레지오의
'삶-3부작' 중 첫번째 작품인
'균형 잃은 삶 - 코야니스콰씨'였는데,
환경과 테크놀러지의 충돌을 그린 갓프리 레지오의 다큐 영화
그리고 미니멀리즘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선율은
정말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특히 테크놀러지에 종속된 현대 생활의 숨가쁜 영상과
그 긴장감을 고조시켜 주는 음악 부분에서는
이러다가 내 심장이 멎어 죽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나를 휘몰았다.
또, 현대인의 삶을 낯설게 함으로써 많은 생각거리를 주었다.
자연에 대한 것... 기술에 대한 것... 속도에 대한 것...
공연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삶-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전쟁 속의 삶' CD를 구입하여 집에서 들었는데
역시 필립 글라스의 음악은 너무 멋졌다.
그를 통해 미니멀리즘 음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단조롭게 반복되는 음조의 변주 스타일이
얼마나 묘한 집중력과 긴장감,
그리고 커다란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가를 보여 주었다.
그의 공연을 보니
DVD Player를 사고 싶은 유혹이 또 생긴다...
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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