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brief comment

After Yang

spring_river 2022. 6. 13. 11:03

 




★★★



# 왜 이름이 YANG일까...
   중국에서 흔한 이름인가...
   혹시 陰陽(yin and yang)의 '陽'을 의미하고 싶었을까?
   그렇다면 Yang은 陽이 맞다.
   인간이 아닌, 인간의 용도에 맞게 설계된
   Second sibling이자 문화 테크노 사피엔스였지만
   그를 둘러싼 인간들에게 그는 오히려 陽의 존재였다...
   꼭 있어야 하는... 상호의존적이고 조화를 만드는...Positive... 
   
   가족 같으면서도 가족이 아니었던
   YANG과의 갑작스런 작별로 인한 불편함 및 상실감 속에서
   그의 기억(정확히는 기록)을 통해
   그를 알게 되고 또 자신을 알게 된다.
   가족 구성원 모두 내밀한 이야기는 YANG과 함께였다.
   딸에게는 뿌리, 그리고 정체성에 관한
   엄마에게는 나비, 그리고 끝의 시작에 관한
   아빠에게는 茶, 그리고 기억에 관한... 
   그들을 감싸고 있었던 구름을 걷혀주는
   햇볕이었다, 알고 보니... 

#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이지만
   정적이고 따뜻하고 아름답다.
   프로덕션 디자인과 촬영과 편집과 음악과 조명에 힘입은 결과다.

   가족댄스배틀이 펼쳐지는
   오프닝 시퀀스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고,
   뭔가 경직되어 보이면서도 순수하고 따스하며
   로봇 같으면서도 동시에 인간다운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YANG 역 배우도 매력적이었다.

# 그들의 이동 장면으로 자주 등장했던,
   소음 하나 없이 고요했던 자율주행자동차 속 모습에
   저게 언제쯤의 미래 모습일까 부러웠던 반면,
   남편, 아이와 시간을 갖지도 못할 만큼 바쁜 아내의 모습에   
   그때가 되면 주 3일 근무 정도 해야 하는 게 아닌지
   미래에도 저렇게 바쁘게 정신없이 살아야 하는 건지 한숨...
   
# 인간은 '끝은 시작'이란 희망을 갖지만
   YANG은 그런 믿음은 자신에게 프로그래밍되어 있지 않다고 말한다.
   'There is No Something Without Nothing'이라 말하며
   자신은 마지막에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한다...

   YANG이 인간이 되고 싶어했는지 묻자
   YANG의 친구이자 복제인간은 뼈 때리는 대답을 한다.
   모든 다른 생명체가 인간을 동경한다는 건
   너무 인간다운 생각이라고...   
   
# OST 'Glide'가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흐르고
   몽환적인 "I wanna be..." 멜로디가 이 영화의 끝을 사로잡는다.
   YANG은 무엇이 되고 싶었을까...
   茶를 지식으로서의 팩트가 아니라
   茶를 만드는 과정, 그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경험을, 기억을 갖고 싶어했던 YANG은
   진짜 중국인이 되고 싶어했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과 함께 어울려 사는 그들의
   진짜 가족이 되고 싶어했을 것 같다.
   어쩌면 그것이
   외국인들이 아는 표피성 속에서의 아시아 국가 출신으로 살아가는
   미국에서 마이너리티인 아시아인으로 살아가는
   한국계 미국인 감독의 바람이기도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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