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33

King Lear

그동안 그루에게 뮤지컬을 보여 준 적은 꽤 많았지만 정극 연극을 보여 준 건 이번이 처음. 그러니까, 그루가 본 첫 연극 작품이다! 현대극이 아닌, 셰익스피어 고전극이라 그루에게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하여 맘먹었던 거였다. 그런데 의외로 대사가 시적 언어가 많고 게다가 거칠어서 좀 어려운 듯해 잘 이해할 수 있을지 공연 내내 약간 걱정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니 두어 번 하품을 하긴 했지만^^ 그래도 3시간 가까이 되는 오랜 시간 동안 집중해서 공연을 잘 관람해 다행이었다. 끝나고나서 물으니, 재미있었댄다~ "엄마 얼만큼 사랑해?" 하고 공연을 빗대어 장난삼아 물으니 "Nothing!"이라고 대답한다. 이 녀석, 영문자막 대사까지 제대로 보다니!ㅎㅎ 앞으로는 연극도 가끔 데리고 다녀야지... 이번 '리어왕'..

2015/brief comment 2015.05.08

궂은 날씨 속에 트래킹 여행

그루 중간고사 마치고 5일 연휴이길래 사람들이 덜 붐빌 만한 장소 그리고 요일로 1박2일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근데 하필 두 날짜 모두 날씨가 좋지 않았다. 첫날 일요일은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둘쨋날 월요일은 맑은 가운데 때아닌 강풍... 그래서 날씨 덕분에라도^^ 한가하게 여행하고자 한 목적은 진짜 달성했다~ 그리고 이번 여행지 모두 트래킹 코스였다. 이틀동안 무려 21km를 걸었다! 그런데 살 빠진 효과는 별로 없다ㅠㅠ (난 원래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최근 10년간 1kg 내외에서 늘 비슷한 체중을 유지하고 있었다. 근데 최근 4달동안 무려 4kg이 쪘다! 경각심을 갖고 요새 한두달 매 주말마다 두시간씩 안양천(가끔은 뒷산)을 걸었더니 1kg 정도 겨우 빠졌다. 아직 3kg 남았다. ..

2015/photo essay 2015.05.07

올해는 놓치지 않고 봄꽃구경

작년 봄엔 막 돌아다닐 만큼 다리 다친 게 완쾌가 되지 않은 상태였기도 했고 또 이사하느라 정신없기도 했고 그래서 상춘의 여유가 전혀 없었다. 올해는 놓치지 않으리라 맘 먹고 주중 하루 월차내고는 콧바람 쐬고 실컷 꽃구경~ 상춘길 하나, 행주산성_ 일산을 몇 번 오갈 때마다 표지판 상으로 그냥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이렇게 행주산성을 직접 와 본 건 처음이었다. 전날밤에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가 집에서 30분 걸리는 근거리라는 이유로 그냥 선택한 것이었기에 사실 별로 큰 기대 없었는데 의외로 참 좋았던 곳! 산책길 분위기도 아담하고 길 양편의 (벚꽃나무인 줄 알았던) 살구나무들도 예쁘고 산성 위의 한강 조망도 근사하고... 가을 단풍 들었을 때에 또 와야지! 상춘길 둘, 부천 원미산 진달래동산_ 행주산성을 둘..

2015/photo essay 2015.04.13

갑작스러운... 마지막 인사

어제 오후에 갑작스러운 부고를 받고 한동안 멍했다. 첫 직장의 같은 팀 부국장님이었던 분이 병환으로 돌아가셨다는 문자... 한 4~5년 전쯤에 같은 팀 동료였던 이의 결혼식장에서 오랜만에 뵈었을 때에도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맘이 아팠었는데 결국 이렇게 빨리...... 어제오늘 그 분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생각해 보면 내게 기획서 쓰는 방법을 처음으로 가르쳐 주신 분이었다. 그룹 연수 그리고 사내 OJT 받느라 정식으로 팀 배정받은 지는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그런 상태에서 대학 졸업식장에도 친히 와 주셨었다. 6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보낸 상사였음에도 그 분에 대해 조금이라도 좋지 않았던 기억은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 AE 출신이지만 영업을 잘 하는 그런 숫기가 있지 않았고 조직내 라인을..

2015/monologue 2015.04.08

MET opera on screen_ Le Nozze di Figaro

그러구 보니, MET 오페라 영화 본 적이 1년이 넘었네. 작년에 한 편도 안 봤군... 이번 '피가로의 결혼' 프로덕션의 출연진은 그동안 나름 이 오페라 영화 통해 눈에 익었던 가수들이 한 명도 없는, 나로서는 다들 처음 보는 인물들... '피가로의 결혼' 역시 대부분의 명작들처럼 타이틀과 대략의 줄거리 정도만 알았을 뿐 제대로 본 적은 처음이었다. 이 작품은 피가로와 그의 피앙세 수잔나가 중심인물이긴 하지만 백작, 백작부인, 그리고 어린시종 케루비노 역시 이들에 못지 않은 큰 비중과 중요한 아리아들을 맡고 있어 소위 요즘 영화에서 말하는 '멀티캐스팅' 오페라 같았다. 또 그만큼 주요 인물들이 여러 명이기에 이야기 구조 및 관계도가 그냥 심플하지만은 않다. 또한, 바람둥이 백작을 하인 예비신랑신부와 백..

2015/brief comment 2015.03.30

Whiplash

★★★★☆ Birdman의 또다른 변주_ Bird가 되기 위하여... 인정 욕구의 충돌... 주인공이 된 Drum... 'Birdman'을 본 지 얼마 안 지나 이 영화를 보게 되어서인지 몰라도유사한 점이 꽤 많이 느껴졌다. Birdman / 우상으로 언급되는 찰리 파커의 닉네임 Bird 내면에서의 인정 욕구의 충돌 / 두 상하 인물의 인정 욕구의 충돌 영화의 리듬을 만들어 내던 Drum / 주인공의 자리에 선 Drum 연극의 세계 들여다보기 / 재즈음악의 세계 들여다보기 영화는 매우 강렬했다.의외의 반전도 인상적이었다.Animation이나 SF, Adventure 장르가 아닌 진지한 극영화를그루랑 같이 셋이 본 게 (TV 영화 말고 영화관에서는) 아마도 처음이었는데그루도 몰입해서 재미있게 본... 어제..

2015/brief comment 2015.03.23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

★★★★☆ 날아라, 버드맨! A thing is a thing, not what is said of that thing.모든 것은 타인의 판단이 아닌 그 자체로 빛난다. 주인공의 분장실 거울 구석에 붙어있던 이 문구가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대로 담고 있다. 그는 (연극 대사를 빌어) 말한다,"나는 왜 항상 사랑을 구걸해야 하지?" 또 이 영화의 감독은 말한다,잘못된 목표를 좇고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힘을 타인에게 내어주면비록 원하는 것을 얻더라도그 기쁨은 덧없을 뿐이라고... 평소에 나도 많이 고민하는 지점 중의 하나다.화가 나 있는 나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았을 때에타인에게 인정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흠칫한다.내 가치를 판단하고 인정하는 건 다름아닌 나여야 한다는 걸 되뇌이며'자..

2015/brief comment 2015.03.18

결국 어쩔 수 없지만...

1. 최근 그루 모습_ 어렸을 때 자전거로 인해 두 번이나 적지 않게 다쳐 혼비백산했던 터라 자전거 사 달라고 그렇게 졸라도 그동안 안 사주고 버텼었는데 어찌 하다 보니 결국은 지난 겨울방학 때에 그루 아빠가 자전거를 사 주었다. 방학 때 아빠랑 둘이서 안양천, 한강을 종종 자전거 라이딩한... 2. 그리고 어제_ 눈이 나쁘면 얼마나 불편한지 너무도 잘 알기에 그루 어렸을 때부터 시력관리에 꽤 신경을 썼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시력 1.0~1.2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1년 사이에 갑자기 시력이 떨어졌다. 가끔 인상을 찌푸리길래 물어봤더니 평상시에는 괜찮은데 칠판글씨 작은 건 안 보인다는... 안과에 데려가서 검사를 받아 보니 0.7~0.8 수준으로 초기이지만 안경을 써야 하는 걸로 진단받았다. 그토록 애썼건..

2015/photo essay 2015.03.17

여기가 집이다

재작년에 연극 부문 상을 많이 휩쓸었던 작품.재작년 초연, 작년 재연 모두 못 봤었는데마침 명동예술극장에서 우수공연 초청작으로 공연하길래 관람. (아마도 돈은 풍족하게 주어졌으나 자신을 품어줄 가정은 없는)같은 세상 사람이 아닌 듯한 이방인 같은 소년이 갑자기 나타나세상 끝으로 밀려난 곳과 같은 갑자고시텔에 살고 있는 세입자들의돈 문제를 해결해 주며 이들과 함께 '집'을 이루고자 한다.과연 돈이라는 것을 걷어내니갈라졌던 정이 회복되고 불안하게나마 희망이라는 게 조금씩 생기긴 한다.물론 이 비정상적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현실에 발딛고 품어야 할 진짜 희망,그러나 결코 내 편이 아닌 현실에 알면서도 품어 보는 가짜 희망, 그리고 '집'이라는 것의 의미를 이리저리 생각케 하는 그런 공연이..

2015/brief comment 2015.01.28

연말 개막작 1월에 몰아보기

1. ONCE [1/6 공연_ 윤도현 박지연 外] 기대지수 ★★★★☆1월에 보는 뮤지컬 여섯 편 중 엄밀히 말해 순수하게 보고 싶어서 선택한 공연은 이 공연 한 편 뿐.뛰어난 원작(영화)을 뮤지컬로 제작한다고 했을 때에 보통은 기대보다 우려가 살짝 더 크기 마련인데이 작품은 작품상 등을 비롯해 토니상 8개 부문을 휩쓰는 결과를 보여 주어대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우리나라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액터 뮤지션 형식을어떻게 잘 구현했을까 하는 궁금함도... 평가지수 ★★★★Good_ 영화 'Once'를 무대화하는 데에 매우 적절히 그리고 깔끔하게 잘 만든 작품. 원세트 무대와 조명도 이 작품의 정서와 잘 어울리고 음향 밸런스도 정교해서 좋았던... Not Good_ 두 주연배우의 역량이 아쉬..

2015/brief comment 2015.01.23

못내 그립고, 그래서 더더욱 개탄스럽고...

작년에 eBook으로 사두고는다른 책들 먼저 읽느라 계속 후순위로 밀려나 있던이 책을 최근 읽고 있다.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에연설비서관을 지냈던 이가이 두 대통령으로부터 배웠던 바를얘기하고 있다.이 책은 글쓰기 비법 서적이 아니다.글 그리고 말은바로 그 사람의 '생각'이다.두 대통령이 재임 시절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를느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울컥해지는 순간이 종종 찾아온다.그리고 이 두 대통령이못내 그리워진다. 그래서더더욱'생각'이라는 게 전혀 없다는 걸 여실히 증명한이번 신년연설이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2015/brief comment 2015.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