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4

풍월주 그리고 파리의연인

두 작품의 공통점_ 리딩 워크샵 또는 쇼케이스 등의 Pre-Production 단계에서 많은 기대감의 이야기들이 퍼져 나왔던 창작 뮤지컬. 그러나 본공연의 막이 오르자 결과가 달라졌다. 그나마 한 작품은 평단의 혹평과 상관없이 일부 마니아들로부터는 호응을 얻고 있고 한 작품은 평단과 관객들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들이 이미 인지되어 있던 터라 사실 특별한 기대감 없이 이 두 공연을 찾았다. 한 작품은 의외로 공연에 집중도 잘 되고 그 작품의 미덕을 상당히 찾을 수 있었고 한 작품은 너무나 무수히 노촐되어 있는 문제점들 때문에 공연이 제대로 즐겨지지 않았다.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다. 첫째는 (늘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사전 기대감의 문제.,, 마케팅에서 정의하는 고객 만족(cust..

2012/brief comment 2012.05.24

光化門 戀歌

좋아해서 보고 보고싶어서 보고직업상 보고이런저런 이유로 공연을 자주 보는 편이지만업무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한 작품을 한 번 이상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이유는 여러 가지일 수 있다.갈수록 공연 챙겨보는 데에 대해 좀 게을러져일 수도 있고같은 작품을 한 번 더 보느니 봐야 할 다른 작품을 보는 게 필요해서일 수도 있고다시 보고 싶을 만큼 그 작품에 대한 열정이 그다지 높게 일지 않아서일 수도 있고아, 이런 경우도 있다, 일부러 한 번 더 안 보는 경우...처음 그 공연을 봤을 때의 너무나 좋았던 느낌을 혹시 재공연의 다른 요소들이 훼손시키지 않을까 하여그 작품에 대한 나의 인식을 간직하기 위해 일부러 더 이상 안 보는, 이 또한 흔치 않은 몇몇 경우... 개인적인 취향이 그리 대중적이지는 않은지라많은 ..

2012/brief comment 2012.05.17

은교

얼마 전 소설 '은교'를 읽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이 영화, 쉽지 않겠구나... 최근 1~2년 사이에 e-book으로 발간된 해외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꽤 많이 접했는데 처음엔 이 소설, 영화화되겠다 생각이 들다가 나중에는 점차 요즘엔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부분이 소설을 읽으며 영화화된 영상이 절로 그려지는 그런 타입들이 많았다. 그런데 '은교'는 소설을 먼저 읽고나니 영화가 좀 걱정됐다. 이 작품은 스토리의 빠른 전개 위주의 그런 소설류가 아닌 문학작품이었다. 사랑에 대한 욕망에 대한 문학에 대한 그리고 각 인물들의 교차된 심리에 대한 글로 표현된 이 주옥같은 묘사들이 시각화된 영상으로는 결코 오롯이 담을 수 없음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2012/brief comment 2012.04.30

건축학개론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 영화 좋다는 얘기를 꽤 많이 들었지만 사실 볼 생각은 별로 없었다. 첫사랑에 관한 지난 영화나 공연들이 내게 별 큰 감흥을 주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그것은 대부분 '이루어지지 못한 첫사랑'과 동일어이다. 그래서인지 (다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첫사랑과 현재 살고 있는 내게는 그러한 첫사랑의 정서들이 솔직히 크게 공감대를 울리지 못해서이다. 그루가 이제 좀 커서인지 애니메이션 영화보다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에 꽂히고 있는 중인데 지난 주말, 그루와 그루 아빠가 액션영화 보는 동안 별로 보고 싶은 다른 영화가 특별히 없어 결국 '건축학개론'을 혼자 보게 되었다. 첫사랑에 대한 공감대나 그 시절에 대한 공감대는 어쩔 수 없이 약했으나 영화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그 결..

2012/brief comment 2012.04.23

목란 언니

[사전적 의미] 경계(境界, boundary) 사물이 어떠한 기준에 의하여 분간되는 한계. 지역이 구분되는 한계. 두 가지 심리적 또는 사회적 체계로 분리되는 지역. 인과의 이치에 따라 스스로 받는 과보. 경계인(境界人, marginal man) 오랫동안 소속됐던 집단을 떠나 다른 집단으로 옮겼을 때, 원래 집단의 사고방식이나 행동방식을 금방 버릴 수 없고 새로운 집단에도 충분히 적응되지 않아서 어정쩡한 상태에 놓은 사람. 나치즘을 등지고 미국으로 향한 쿠르트 레빈(K. Lewin)이 사용한 심리학 용어. 우리나라에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1960년 발표된 최인훈의 소설 '광장'에서 주인공이 경계인으로 묘사되면서부터. 2003년 송두율 교수 사건 이후 다시 회자된 용어. 경계의 이쪽에도 저쪽에도 속하지 ..

2012/brief comment 2012.04.05

Elisabeth

이 공연은 사실 공연계에서 매우 오래전부터 핫이슈의 하나로 꼽혀왔던 작품이다. 유럽 특히 독어권 국가에서 무척 유명한, 그리고 유럽풍 작품을 선호하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름난 그래서 일본까지 원정가서 관람을 하고 오는 이들이 꽤 있었던... 여러 제작사들에서 이 작품을 한국에 공연하기 위해 애썼던 것으로도 기억된다. 유럽 뮤지컬을 주로 소개하고 있는 한 제작사에서 결국 한국공연을 성사시켰고 많은 이들의 기대답게 공연계 내로라하는 초호화 캐스팅이 이루어졌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비엔나, 곧 오스트리아 뮤지컬이다. 뮤지컬 '모차르트'로 잘 알려진 미카엘 쿤체(극본)와 실베스터 르베이(음악) 콤비의 최고 히트작이다. 19세기말 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의 삶과 죽음을 극화한 작품으로 어린시절부터 죽음의..

2012/brief comment 2012.03.28

MET opera on screen_ Don Giovanni

오랜만에 본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_ 재작년에는 거의 매달 꼬박꼬박 챙겨 봤었는데 작년에는 그닥 보고싶은 레퍼토리가 없어 (오페라 마니아가 아니다보니 아무래도 타이틀을 처음 들어보는 신작이나 유명작이라 해도 내가 알고 있는 아리아가 없는 작품들은 아직 용기가 안 나는...) 볼까말까 몇 번 망설이다가 어찌하다보니 그냥 패스했고, 올해 시즌 상영작 프로그램은 서너 개 정도를 마음에 찜해 놓은 상태... 이 작품을 보고 싶었던 건, 이전에 보았던 10편 가량의 메트 오페라 온 스크린 중에 모차르트의 오페라가 없었던 탓에 그냥 매우 단순히^^,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보고 싶어서였다. 돈 후앙의 스토리를 소재로 한 공연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체코 프라하에 갔을 때에 모차르트의 오페라를 바탕으로..

2012/brief comment 2012.03.26

Doctor Zhivago

한 사람이 큰 힘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존재로 작품 자체를 살릴 수는 없다. 한 편의 공연은 수많은 크리에이티브팀과 스태프, 배우들의 힘이 집약되어 있는 결정체임을 모르지 않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건 여러 모로 모독이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크리에이티브팀이 참여했으나 작품 자체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계속적인 트리트먼트가 적지않게 필요한 작품에 그리고 다른 배우진(특히 앙상블)들에게서 아쉬움이 많이 드러나는 이번 공연에 한 명의 스타배우가 과연 모든 것을 해결하고 구원해 줄 수 있을까? 그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아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한다. 처음으로 그가 매진시키지 못하는 공연이라는 건 그에 대한 오명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결과이다. 물론 역시 다르구나 하는 건 입증했..

2012/brief comment 2012.02.24

월요일 아침에 어이없음...

출근해서 주말 사이에 와 있는 메일을 체크하다가 교보문고 회원 메일링을 열어봤는데 소설 '빅 픽처' 작가의 신간이 e-book으로 발매되었다길래 클릭했더니 이번 신간과 함께 그 작가의 다른 기존의 책 세 권이 함께 소개되어 있었다. '빅 픽처' 말고 그동안 다른 책들이 나와 있었구나 싶어 '빅 픽처'를 제외한 두 권과 이번 신간 한 권을 장바구니에 담아 구매하기를 누르려는 순간 하단의 안내문 한 줄이 눈에 띄었다. 선택한 목록 중 두 가지 목록이 이미 구매내역에 있다는... 뭐지? 했다가 혹시? 싶어 세 권 중 신간을 뺀 나머지 두 권의 항목을 각각 클릭해 책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런... 작년에 이미 읽었던 책이다...... 급 좌절... 엄청 어이없음... 하긴 한 달 전 비슷한 일이 또 있었다...

2012/monologue 2012.02.06

Rights

정보 찾을 게 있어서 그루네 학교 홈페이지에 갔다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팝업으로 띄워져 있길래 클릭해서 읽어보았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서 규정하는 학생인권은 이렇다. 1. 차별받지 않을 권리 : 성별, 나이, 종교, 출신지역, 인종, 장애, 용모, 가족상황, 경제적 지위, 사상, 성적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2. 폭력 및 위험으로부터의 자유 : 체벌, 따돌림, 집단괴롭힘, 성폭력 등 물리적/언어적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및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권리 3. 교육에 관한 권리 : 학습에 관한 권리, 정규교육과정 이외의 교육활동의 자유, 휴식권, 문화활동 향유 권리 4.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및 정보의 권리 : 개성 실현 권리(복장, 두발 등), 사생활의 자유, 개인정보 보호 권리, 개..

2012/monologue 2012.02.03

풍찬노숙

20대에 '원전유서'라는 작품으로 연극상들을 휩쓸며 평단으로부터 '괴물작가'로 불리우는 김지훈 작가의 신작 '풍찬노숙'을 눈보라를 헤치며 닿은 남산예술센터에서 만나다. 배우도 관객도 쉽지 않은, 4시간짜리 연극이다. 극장에 들어서자마자 객석과 무대가 바뀐 구조가 눈에 들어온다. 경사진 넓은 객석의 좌우상하를 무대공간화한 아이디어는 용감하고(절반 가까이 줄어든 객석수를 감내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효과적(희곡 형상화 측면에서)이었다. 이 공연은 누구 하나 꼽을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고 의상디자인도 인상적이었다. 오랜 시간동안의 관람이 별로 힘들지 않을 만큼 극적 몰입도는 꽤 강했다. 혼혈족의 건국신화 만들기라는 이 작품은 해석하기에 따라 여러 각도와 시각으로 읽힌다. 김지훈 작가의 장기라는, ..

2012/brief comment 2012.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