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brief comment

풍월주 그리고 파리의연인

spring_river 2012. 5. 24. 13:26

 

 

 

두 작품의 공통점_

리딩 워크샵 또는 쇼케이스 등의 Pre-Production 단계에서 많은 기대감의 이야기들이 퍼져 나왔던 창작 뮤지컬.

그러나 본공연의 막이 오르자 결과가 달라졌다.

그나마 한 작품은 평단의 혹평과 상관없이 일부 마니아들로부터는 호응을 얻고 있고

한 작품은 평단과 관객들 모두로부터 외면당하고 있고...

 

이러한 상황들이 이미 인지되어 있던 터라 사실 특별한 기대감 없이 이 두 공연을 찾았다.

한 작품은 의외로 공연에 집중도 잘 되고 그 작품의 미덕을 상당히 찾을 수 있었고

한 작품은 너무나 무수히 노촐되어 있는 문제점들 때문에 공연이 제대로 즐겨지지 않았다.

 

두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다.

첫째는 (늘 여전히 해결하기 힘든) 사전 기대감의 문제.,,

마케팅에서 정의하는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이란

기대 수준(expectation)과 실제 경험(experience)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불일치(discrepancy) 정도에 대한 주관적 평가의 결과를 말한다.

기대 수준이 너무 높을 경우 이를 충족시킬 만큼의 어지간한 실제 결과물이 도출되지 않고서야

높은 만족도를 얻어내기 쉽지 않다.

그래서 사전에 너무 높은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은 별로 똑똑한 방법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연이나 영화 분야에서는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에

그리고 한정된 시간과 공간이라는 상품의 제약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전 마케팅이 매우 중요하고

그래서 불가피하게 사전 기대감의 수준을 한껏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실제 뚜껑을 열었을 때에 실망한 관객들은 속았다라고 비난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부분의 경우) 비양심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을 기만한 건 아니다.

왜냐하면 문화 상품이라는 건 단순한 기능적 제품이 아니기에

작품이 관객들과 어떠한 화학작용을 일으킬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헤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마케팅적 분석을 하고 예측하고 준비하지만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란 만만치 않다.

(더군다나 마케터들 또한 사전마케팅 기간에는 그 실물을 보지 못한 상태다...

 그리고 솔직히 부정적으로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은 어쩔 수 없이 그 짐을 짊어져야 한다...)

둘째는 Pre-Production과의 괴리의 문제...

실제로 연습실에서의 너무나 좋았던 느낌이 막상 무대에 올려졌을 때에 그만큼 살지 않아

적지 않게 당황스러운 경우가 가끔 있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에 공개하는 리딩 워크샵이나 쇼케이스 역시

본공연과 사뭇 다른 반응이 나오는 경우 또한 종종 있다.

그만큼 '무대화'라는 작업이 정말 녹록치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출의 문제가 큰 경우도 있고, 다른 크리에이티브 분야들의 문제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문제없어 보이던 기초(극본, 음악)마저 무대 위에선 문제점들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고

더불어 해외 크리에이티브(특히 연출, 극본)의 문제를 다시금 바라보게 한 계기가 되다...

외국 관객들과 한국 관객들의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는데

아무래도 그러한 부분들까지 캐치하기에 한계가 있는 듯...

그들이 상업예술을 하는 한

작품 자체만을 만드는 사람이 아닌, 관객들과 만날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은가...

이건 객관적 실력과는 다른 문제다...

아니, 관객 소통력도 실력이다...

관객 선호도나 트렌드에 지나치게 부화뇌동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시장이나 관객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어쩔 수 없이'라는 단어를 많이 썼다...

그만큼

두 가지 모두

실질적인 묘안이 참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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