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brief comment

Oedipus

spring_river 2019. 2. 22. 19:11

 

 

 

 

 

 

 

 

# 무대 위의 그를 본 적이 물론 있다.
   'Nine', 'Man of La Mancha', 'Assassins', 'Orchestra Pit' 
   넷 다 뮤지컬 작품이었다.

   그런데 연극 무대에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인지 괜히 더 컸던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역시 황정민이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무대 위 모습으로 만난
   배해선 배우도 반가웠고, 여전히 믿음직한~

 

# 작년에도 다른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었던 황정민 배우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원캐스트는 배우로서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자존심이며 관객과의 약속"이라고.

   그리고 최근, 해외 에이전트 일을 했었던 사람으로부터 
   이런 얘기를 마침 들은 적이 있다.
   한국의 뮤지컬 공연에 외국 연출을 섭외하는 과정이었는데
   더블, 트리플 캐스팅 방식에 대해 강력히 반대를 하면서
   "어떻게 배우가, 자신이 맡은 역할에  
    또다른 배우가 대체 가능하다는 걸 용인할 수 있지?" 의문을 품더라는...

   태도가 다르다.

   또다른 목적이 없진 않지만 어쨌든... 
   출연진 모두 원캐스트로 소화해 낸 프로덕션이어서인지
   무대 위의 합(合)이 매끄러웠고 그만큼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도 괜찮았고, 
   원전에서 비롯된 대사들도 너무 훌륭하고
   토월극장의 깊은 무대의 장점이 잘 살려진 무대 운용도 인상적이었다.

   

# 사실, 오이디푸스는 매우 불쌍한 인간이다.
   그의 아버지가 저지른 죄로 말미암아 
   그 저주가 자신에게 내려졌지 않은가.

   그리고
   그의 성급한 성격와 가장 현명한 자라는 오만이
   이 비극을 결국 초래했다는 분석이 일반적인데,
   이번 공연에서는
   삼거리 씬의 연출에 있어
   그의 성급함을 드러내기보다는 
   더러운 운명에 대한 잠재의식을 건드려 공격했고,
   선왕의 살인자를 찾아야 한다는 씬에서도
   그의 오만함은 크게 부각되지 않고
   나라와 백성의 안녕을 걱정하고 
   적극 해결하고자 하는 성군으로 접근함으로써
   전반적으로
   오이디푸스라는 인간의 숙명과 선택, 고뇌, 슬픔을 
   관객들이 함께 하게끔 일관되게 감성적으로 이끌었는데
   한편으로는 장점이 분명한 방향이기도 했다.

   또다른 버전의 Oedipus도 앞으로 만나보고 싶은...

 

 

# 알고 싶소. 나는 나를.

 

오이디푸스를 보라,
  저 뒷모습을 본 자라면 명심하라.

  누구든 삶의 끝에 이르기 전에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전에는
  사람으로 태어난 자신을 행복하다고 믿지 말라.

  그 인생의 갈림길에서...

 

# 나는 살았고,
  그들을 사랑했고,
  그래서 고통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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