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photo essay

강릉 여름 휴가

spring_river 2017. 8. 4. 19:00

 

그루가 고1인지라 여름휴가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이다가
그래도 기분전환 겸 짧게라도 다녀오자 싶어서 가기로 결정했는데
그루 학원들 방학기간으로 휴가를 잡다 보니 딱 성수기에 가게 된...

올해 여름휴가지로 정한 곳은 강릉_
그동안 속초는 여러 번 갔으면서도 이상하게 강릉을 한번도 안 가 본 데다가
예전엔 볼 만한 게 별로 없다고 여겼었는데
정보를 찾다보니 매력적인 곳들이 꽤 많이 발견되어 강릉을 가기로 결정.
근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탁월한 선택이었음^^
그루가 방학을 하면서 방학 때 해야 할 과제들을 내미는데
역사 탐구 보고서에, 자율 주제 탐구 소논문에...
빠르게 머리를 굴려 보니 그 과제들을 해 내기에 
이미 정해 놓은 여행지 강릉이 다행히 딱 좋은 소재를 제공하는!

그렇게 피크기간에 2박3일로 짧게 여름 휴가를 떠났다.

 

#1일차

 

새벽에 일어나 아침 일찍 출발하여 
다행히 별로 막히지 않고 아침 10시경에 강릉에 도착.
늦은아침을 먹기 위해 유명한 장칼국수집에 갔는데
가게 오픈 30분 전인데도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밖에서 30분, 안에서 30분 기다려 겨우 먹게 된 장칼국수.
1시간 기다릴 만큼은 아니었지만 뭐, 맛있긴 했던...

 

 

 

처음으로 향한 곳은
참소리축음기·에디슨과학박물관 그리고 영화·라디오·TV박물관_
그루 숙제 중 하나를 여기에서 해결할까 하고 방문한 곳이었는데
결론은 이 곳에 대해서는 안 쓰는 걸로~

세 곳으로 나뉘어진 박물관 내부를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다함께 쓰윽 돌아보게 되어 있었다.
이 분야 세계 최대 물량이라고 자랑할 만큼 희귀한 옛 기기들이 즐비하긴 했는데
이 곳은 한 수집가의 많은 수집품들이 보관되어 있는 그냥 창고 같았다.
훨씬 유익하고 멋지고 훌륭하게 보여줄 수 있을 듯한데
이 박물관은 제대로 된 전시기획 자체가 없는 박물관이었다.
가진 것에 비해 여러 모로 많이 아쉬운...

 

 

 

 

 

 

점심을 먹기 위해 미리 알아봐둔 수제버거집을 찾아갔더니
(그루에게 이번 여행은 과제 해결 뿐만 아니라 맛있는 것 먹기가 목적인지라^^
사전에 이런저런 맛집들을 많이 찾아 놓은...)
마침 경포해변에 위치해 있다.
근데 이 곳 또한 주문하고 30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일단 주문 먼저 하고, 기다리는 동안 경포해변 구경~

와, 오랜만에 보는 바다다!

 

 

 

 

 

 

버거를 기다리며^^

 

 

 

버거 나왔다!

 

 

 

원래는 이날 오후에 둘이 해수욕하게 하려 했는데 둘 다 싫다는...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경포호를 한바퀴 돌기로 했다.
근데 정말 좋았다!
고즈넉한 풍경이 너무 근사했고 
가는 길 중간에 조성되어 있던 대규모 경포습지의 연꽃들도 예뻤다. 

 

 

 

 

 

 

 

 

 

 

 

인근의 경포대에 올라가 바라본 경포호의 모습_

 

 

 

 

 

 

펜션 가는 길목 근처에 위치해 있던 Bohemian에서 커피 한 잔~
뭐 얼마나 다를까 싶었는데, 정말 명성대로 맛과 향기가 남달랐다.
대기자가 많아서 이번엔 테이크아웃하여 야외테이블에 앉았는데
다음 기회엔 꼭 안에서 커피장인의 핸드드립커피를 맛봐야지!

 

 

 

바로 눈앞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근사한 뷰의 펜션에서
맛있는 바비큐로 저녁을 먹고
방 내부에 설치된 홈씨어터로 셋이서 영화 관람~
그렇게 첫째날을 지나가고...

 

 

 

#2일차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깼던
정말 풍경이 멋졌던 펜션 앞 바다의 모습~

아침부터 흐리더니 이 날은 오후까지 계속 비가 내린ㅠㅠ

 

 

 

이번엔 Tera Rosa에서 모닝 커피~

이 곳 또한 카페를 둘러싼 소나무숲도 멋있고 커피도 맛있었던...

 

 

 

정동진 방향으로 내려가던 중
계속 빗줄기가 굵어지는 바람에 
오후에 가려고 했던 'Haslla Art World'을 오전에 가는 걸로 계획 급변경~

이 곳 또한 정말 기가 막히게 훌륭한 뷰에 위치하고 있는 뮤지엄이었다!
바로 앞에 푸른 바다가 드넓게 펼쳐진 산등성이에
미술관과 야외조각공원이 함께 어울려 있었다.
강릉의 옛이름을 본따 만들어진 이 공간은
(나중에 찾아보니) 어느 미술가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곳이라 한다.
이 곳의 모든 작품들엔 특이하게 작가와 작품명이 명시되어 있지 않았는데
선입관이나 편견 없이 작품을 즐겨주길 바라는 의도라고...
여러 현대 회화, 조각, 공예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현대뮤지엄과 
재미있고 아기자기했던 피노키오 미술관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길을 오르내리면서
자연과 어우러져 있는 조각들을 감상하는 야외공원도 좋았다.
근데, 비가 내려 계속 우산쓰고 걸어야 했던... 
날씨가 화창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생각이 드는 풍경이었다.

 

 

 

 

 

 

 

 

 

 

 

 

 

 

 

 

 

 

 

 

 

 

 

정동진 해변의 한 식당에서 '시오야끼'로 점심을 먹고~

 

 

 

오후 늦게 다행히 비가 그쳐
'정동심곡 바다부채길'로 향했다.
이 곳은 최근에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시작한 2.86km의 해안단구 길로,
바로 옆의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게 되어 있는 산책로였다.
썬크루즈에서 출발해 약 1시간 가량 걸어 심곡항에 도착한 후
택시타고 주차장으로 되돌아온~
어차피 왕복으로 걸을 수 없는 맨마지막 시간대에 우리가 걸었다.
울릉도의 행남해안산책로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이 곳 풍경도 근사했다.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깨끗했고
비온 직후라 다행히 사람들도 별로 북적이지 않아 더욱 좋았다.

 

 

 

 

첫번째 포스트_ 투구바위

 

 

 

 

 

 

 

두번째 포스트_ 부채바위

 

 

 

 

 

세번째 포스트_ 심곡항 전망대

 

 

 

 

 

 

Suncruise는 정동진 해안 절벽에 위치한 
초대형 크루즈 형태의 리조트인데
바다부채길 걷느라 이곳 주차장에 왔다가 
여기도 사람들이 관람료 내고 들어가길래 
우리도 시간이 남은 김에 들어가 보았다.
근데 의외로 괜찮았던 곳!
조각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고 전망대 풍경도 정말 탁월한~
나중엔 이 곳에서 한번 묵어도 좋을 듯한...

 

 

 

 

해돋이광장의 모습

 

 

 

 

 

유리바닥으로 만들어진 저 아래 스카이워크에도 내려가 보기로~

 

 

 

 

 

 

 

 

 

 

리조트 앞 조각공원

 

 

 

 

리조트 꼭대기 야외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오늘 저녁은 치즈닭갈비~

 

 

 

 

#3일차

 

마지막 날은 그루 과제를 위한 것이기도 한 
두 곳, 선교장과 오죽헌을 찾았다.

선교장은 약 100칸 규모의, 우리나라 최고의 부잣집 한옥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조선시대에 관동팔경과 금강산을 유람하러 나선 양반들이 
그 길목이이었던 여기를 거쳐 머무르다 갔다고 하는데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명소였다고...
그러니까 단순히 양반 가옥일 뿐만 아니라
일종의 리조트 역할도 수행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곳 선교장이 이번 여행을 통틀어 가장 인상적이었는데,
소나무숲 풍경과 한옥의 어우러짐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곳이었다.
특히, 연꽃과 배롱나무가 한창이었던 이 여름의 풍경은 더욱 금상첨화였다.

선교장 입구에 들어서면 '활래정'이라는 
연못 위에 지어진 정자가 맞이한다.
선교장 중에서도 최고로 멋졌던 곳!
활래정 주위를 한바퀴 돌면서 감탄사가 절로 끊이지 않는...

 

 

 

 

 

 

 

 

 

 

(길이가 긴 행랑채라는 의미의) 줄행랑의 규모가 
한눈에 봐도 거대한 선교장 본채 앞에서.

 

 

 

 

아이폰 카메라의 파노라마 기능과 약간의 트릭을 사용해 촬영한 그루 쌍둥이 만들기^^
(먼저 왼쪽에 위치해 있다가 카메라가 옆으로 이동하는 동안 촬영자의 뒤로 돌아가 얼른 오른쪽에 옮겨가 있기)

 

 

 

자, 이제 솟을대문을 지나 안으로~

 

 

 

 

현재 예술서적 전문 출판사의 이름이 바로 이 곳에서 유래된 '열화당'.
메인 사랑채에 해당되는 곳으로,
러시아 공사의 답례품으로 만들었다는 차양 또한 독특하다.

 

 

 

열화당 뒷편에 자리한 초가 지붕의 정자.
이 곳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매우 근사한...

 

 

 

 

 

 

후원에서 이어지는 소나무숲도 잠깐 걸으며...

 

 

 

 

다시 안으로 돌아와...
많은 손님들의 사랑채 역할을 했던 줄행랑에 앉아.

 

 

 

안채 그리고 동별당 구경하기.

 

 

 

 

 

선교장 바깥 왼편에 놓인 부속건물들의 모습.

 

 

 

선교장을 배경으로 다시 찰칵!

 

 

 

 

 

 

부속건물에 위치한 찻집에서
보는 방향에 따라 또 새로운 선교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시원한 음료와 함께 잠시 휴식~

 

 

 

이제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오죽헌_
신사임당의 외가로,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태어난 곳이다.
율곡 이이의 사당도 위치해 있고
율곡기념관에는 신사임당과 맏딸 이매창, 셋째아들 이이, 막내아들 이우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신사임당의 초충도 그림과 실제 식물을 배치해 놓은 정원도 이색적이었고
입구의 동상 앞에 놓인 '見得思義' 말씀 또한 오늘날에도 깊이 되새겨야 할...

 

 

 

 

 

 

 

 

 

 

 

오죽헌이라는 이름이 유래하게 된 검은 대나무숲.

그리고 600년 수령의 배롱나무.

 

 

 

 

정성들여 만들기로 소문난 불고기집에 늦은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이미 배고픈 상태에서 꼬박 1시간 가까이 기다려 겨우 먹었다.

이번 강릉 여행에서의 식사들_
좀 알려진 곳이라 원래 그런 건지 성수기라 특히 그런 건지 
가는 곳마다 거의 30분~1시간 기다려 먹었다.
(평소 같으면 안 기다렸을 텐데 이번 여행에서는 그냥 기다려서 먹었음)
가 본 곳들 모두 맛있긴 했다, 
본래 맛있는 건지 
오래 기다려 배고픈 상태에서 먹어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지만^^

 

 

 

짧지만 알찼던 여름 휴가를 마치고
하루 더 회사월차를 낸 그 다음날 집에서 이생각 저생각 하던 중
이번 여행으로 그래도 어느 정도 '리프레쉬'된 건가 스스로에게 묻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꼭 리프레쉬되어야 하는 건가?
여행의 목적이 
일을 더 잘 하기 위한, 직장에서 더 파이팅하기 위한
꼭 그런 것이어야 하는가 하는......
여행은 그냥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이번 여행으로 
나와 우리 가족이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그냥 그걸로 충분하다!
휴식이 꼭 일을 위한 쉼이 아닌 것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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