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brief comment

나의 연극열전 세번째 - Night, mother

spring_river 2004. 6. 29. 15:10



처음으로 시어머니, 시누이랑 함께 이 연극을 보러 갔다.
솔직히 말하면,
사실은 이러한 기회를 나는 엄마랑 하고 싶었다
.
이제까지 단한번도 엄마와 단둘이 영화나 공연을 보거나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
내가 이제껏 고작 해 드린 거라고는

CATS
가 광주 공연하러 내려갔을 때에
엄마아빠 보시라고 VIP 티켓 2매 해 드린 게 전부다.

이 연극에 대한 느낌은
...
그렇지 않아도 지금 준비 중인 작품의 마케팅 초반 기획 작업 중의

화두 하나가 '공감대'인데
그 공감대에 대해 생각을 다시금 하게 한 공연이었다.
두 모녀의 연기는 물론 좋았다
.
그리고 관객들에게 충분히 눈물을 자아내게 할 만한 내용이었다
.
그러나

배우는 감정에 겨워 통곡을 하는데
관객 일부분이 흘리는 눈물은 그 상황에 대한 반응일 뿐
어떠한 공감대는 없었다.
대본의 문제라 생각한다
.
모녀 사이만큼 애증이 엇갈리는 사연많은 사이도 없을 것이다
.
그러나 이 공연은 얼핏 생각하면 쉬울 것 같은

일반적인 모녀 관객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공연은 아니었다.
"
... 니가 내 것인 줄 알았어
!......"
"
... 니가 그렇게 외로워 하고 있는 줄 몰랐어
..."
와 같은 엄마의 몇몇 대사가 약간의 공감이 될 뿐

무엇보다도 문제는 극중의 딸 상황이
너무 특별한 케이스라는 것이다
.
(
어렸을 때부터 간질을 앓아 온
...)
따라서 두 사람 사이에 전개되는 갈등들이

평범한 일반 관객들로서는
어떠한 개연성을 가진 극 중의 스토리일 뿐
'
맞어, 내 얘기야' 하는 동감을 얻어내기엔 부족했다.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의 의미도 왜곡되고 변질되는

현대 사회의 인간 소외를 그리기 위해

그러한 극단적인 상황의 인물을 필요로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동안 우리 나라에서 공연되었던

여성 관객, 특히 기혼층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여성 연극들의 주요 소구 포인트였던 '공감', '동감'

벌써 익숙해진 여성 관객들에게는

그만큼의 감동의 기대치를 접어야 하는 공연이었다.

어려운 숙제다
.
나이와 상관없이 거의 본능적으로

마음 속 깊은 끄트머리에 자리잡고 있는

'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는 신데렐라'에 대한
허구적 대리만족 아니면,
"
그래, 맞아"하는 동감, "바로 내 얘기야"하는 공감을

그들로부터 얻어내지 못하면

크게 성공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