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brief comment

은교

spring_river 2012. 4. 30. 11:17

 

 


  얼마 전

  소설 '은교'를 읽었다.

  책장을 덮으며 생각했다,

  이 영화, 쉽지 않겠구나...

 

  최근 1~2년 사이에

  e-book으로 발간된

  해외 베스트셀러 소설들을 꽤 많이 접했는데

  처음엔 이 소설, 영화화되겠다 생각이 들다가

  나중에는 점차

  요즘엔 처음부터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소설을 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대부분이 소설을 읽으며 영화화된 영상이

  절로 그려지는 그런 타입들이 많았다.

 

  그런데 '은교'는

  소설을 먼저 읽고나니 영화가 좀 걱정됐다.

  이 작품은 스토리의 빠른 전개 위주의

  그런 소설류가 아닌 

  문학작품이었다.

  사랑에 대한

  욕망에 대한

  문학에 대한

  그리고 각 인물들의 교차된 심리에 대한

  글로 표현된 이 주옥같은 묘사들이

  시각화된 영상으로는

  결코 오롯이 담을 수 없음이

  분명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냥, 영화는 보지 말까 생각했다가 

박해일의 캐릭터 표현이 궁금하기도 하여 어찌어찌한 기회에 결국 영화를 보게 되었다.

 

소설을 미리 읽지 않은 남편은 이 영화를 매우 좋게 보았고

소설을 미리 읽은 나는 역시 어쩔 수 없이 좀 아쉬웠다.

소설 '은교'를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는 영리한 선택의 잘 만든 결과물이었음을 충분 인정한다.

단지... 이 소설이 영화화되었을 때에 놓쳐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들이

혹시나 했었는데 역시나여서 아쉬웠던...     뭐... 이것도 욕심이다......

 

젊음 그리고 천재성...

그냥 문득 떠올려 보건대

나의 경우

천재성은 부럽다.

그런데 젊음은 별로 부럽지 않다.

나의 젊은 시절이 만족스러워서는 아닌 듯하고,

다시 돌아간다 해도 특별히 달라질 게 없음을 잘 알고 있어서이거나

젊음 뿐만 아니라 그 이후 나이대 역시 나름의 존재성과 매력이 있기에

그냥 이렇게 나이들고 있는 현재가 그닥 싫지 않거나

아니면 아직까지는 젊음을 부러워할 만큼은 덜 늙었거나...

 

혹은...

천재성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기에 부러움의 대상이지만

젊음은 어쨌든 내가 이미 거쳐온 것이기에 욕심부리지 않는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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