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중도 위기를 겪었을 때에
팬들의 모금 지원으로 공연을 올리기도 한
전무후무한 사례로 유명한 공연,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
올해 10주년을 맞이하는 이 공연을
난 이제서야 처음으로 만났다.
이번 프로덕션은
송창의, 박건형 스타캐스팅으로
흥행에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기존 베르테르 마니아들에게는
실망을 안겨 주었다는 얘기가...
(이전 프로덕션을 보지 못했으니
비교평가를 할 입장은 아니고...)
소문으로만 듣던 뮤지컬 넘버는
클래식한 유려함이 풍부했다.
그러나 몇몇 곡들은 마디에 가사가
무리하게 들어가 아쉽기도 했던...
오랜만에 뮤지컬무대에 선 송창의는
베르테르 캐릭터에 참 잘 어울렸다.
임혜영, 민영기도 제 몫을 해 냈고.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앙상블은 역할이 참 미비하다.
연출적인 면보다는 뮤지컬화한 창작 대본의 문제로 보이는...
이번 프로덕션의 가장 실패요인은 바로 무대였다.
중극장용 작품을 처음으로 대극장용으로 확대하면서
새롭게 디자인된 무대의 구성이 후면으로 쏠려 디자인되고
배우 동선 역시 그에 따라 연출되면서
의미가 미약한 이따금의 앙상블 씬만 무대 중앙에서 이루어지고
베르테르-롯데-알베르트 주요 인물의 중요 씬들이 답답하게 후면에 놓이는
언밸런스한 문제점들이 여실히 드러났다.
이 작품은 전체적으로 잔잔하다.
극의 흐름도, 음악도...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지루해질 우려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보완해 주는 건 그래도 원작의 무게인 듯...
요즘 계속 느껴온 바이지만
현대극이라면 절대 용서할 수 없을 그런 신파와 멜로가
왠지 고전에서는 용서가 되고 인정이 되면서
혹은 여러 해석을 열어놓으면서 보게 된다는 것...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어지간한 스타 캐스팅이 아닌 한
그리고 무대의 문제점을 해결하지 않는 한
대극장 공연으로 계속 이어가는 건 쉽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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