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전 어쩔 수 없이
많은 사전 정보가 머릿속에 있었던 작품...
好誤가 극명했던
작년 이지나 연출 버전의 '바람의 나라'...
기존 뮤지컬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창작 방식이 돋보였다는 호평 속에
특히 뮤지컬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반면,
기본적인 극의 이해를 고려하지 않고
'이미지 연출'이 너무 主가 되었다는 혹평에도 시달렸던...
공연장에 들어서니
굉장히 큰 사이즈의 인물 관계도 Wall이 로비에 놓여있다.
바로 직전의 회의 때문에 머릿속이 복잡한 데다가
인물 관계도가 슬쩍 보기만 해도 너무 엄청난지라 아예 보지 않았다.
그렇게 만나게 된 '바람의 나라'....
역시 어렵다......
(게다가 난 이 동명의 만화도 본 적이 없었던 지라...)
서로 무슨 관계인지 무슨 얘기인지 알 수 없었고
굳이 알려고 애쓰지도 않고 그냥 편하게 보고 듣고 느꼈다...
다 보고 나니
큰 그림은 얼추 무슨 얘기인지 이해하겠고 (디테일한 건 역시 모르겠고...)
그 말많은 '이미지 연출'...... 나도 공연을 보면서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었으나
1막 후 인터미션 때 또 잠깐 생각해 보니
저 방법 말고 그럼 그 복잡한 시공을 계속해서 넘나드는 만화적 상상력을
다른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딱히 대안이 없긴 하다...
디테일은 이해하지 못해도 각각의 씬별 느낌이 선명할 수 있었던 건
사실 영상, 음악, 안무의 Image였다.
고구려 신화에 대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프러덕션 전체적으로 한국적인 컬러를 지나치게 고집하지 않은 게 맘에 들었다.
타 작품 대비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었던
디자이너 홍미화의 퀄리티 높은 의상 디자인도 그랬고,
안무, 음악도 그러했다.
단, 음악의 경우, 유명 드라마 OST 작곡가답게 멜로디가 이지 리스닝한 건 좋았으나
너무 다양하고 많은 장르를 동원한 건 좀 과해 보였다.
작년 시상식 때 이 작품이 안무상과 기술상(조명)을 수상했을 때
작품을 보지 못했던지라 그냥 좀 의아해 했었는데
직접 보니 수상할 만하다는 인정이 될 만큼 안무와 조명도 뛰어났다.
1막의 무휼과 이지의 첫날밤(?)씬과 2막의 전투씬의 안무 연출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무휼 역의 고영빈보다 괴유 역의 김산호가 더 돋보였고
호동왕자 역의 김호영은 그 특유의 목소리를 많이 죽여서 괜찮은 편이긴 했는데
보진 않았지만 작년 Cast인 조정석이 그 역할에 더 적합할 듯한 생각도 들었다.
서울예술단 소속의 여배우 주조연급들은 사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프로그램북을 읽어보니
작년의 비판을 수용하여 대사 등의 방법으로 극의 이해를 돕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고 한다. (그게 이 정도라면 작년의 원성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전쟁과 권력을 좇는 무휼과 평화와 상생을 원하는 그의 아들 호동왕자의
이상향 및 철학의 충돌과 갈등이 이 작품의 가장 Main Stream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부분에선 갸우뚱해졌다.
이 공연을 보면서 사실 그 부분은 그렇게 크게 와 닿지 않았고
오히려 무휼-이지-연 이 셋의 연적 관계가 더욱 부각되었다.
곰곰히 되씹어 생각해 보니, 무휼과 호동왕자의 상극을
보다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청룡, 봉황 등의 대리적 요소가
제대로 이해가 되지 않아서인 점도 그 한 이유인 것 같으며,
전체적으로 관객이 힘들어할 수밖에 없는 작품 이해력 부족에 기인한 면도 있다.
이런저런 아쉬움들은 많지만
그래도
작품 소재, 음악, 안무, 조명, 그리고 연출...
또한 배우를 매력적으로 빛나게 할 수 있는 캐릭터들...
여러 면에서 이 '바람의 나라'는 계속적인 수정과 발전을 거쳐
좋은 중대형 창작 뮤지컬로 남아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작품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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