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monologue

향수... 그리고 기억의 실종

spring_river 2007. 4. 5. 18:37


영화 '향수'에 대한
Brief Comment

솔직히 아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이유로 우울했다...

옛날에 분명히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다.
그것도 감명깊게
...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처음 접하는
새로운 텍스트로 다가올까
...
세상에
...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소설을 별로 변형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영화화했대는데
이전에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기억이 완전히 실종될 수 있을까...

사실... 갈수록 기억력 감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
흰머리가 스무여개씩
정기적으로 발견될 때와

나조차 어처구니없을 만큼이나
기억이 나지 않을 때
...
바로 이 때가 내가 이 정도로
나이들었나 절망스러운 경우이다
.
기억력 감퇴의 경우
그냥 깜빡깜빡하는 수준이 아니다
.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은 물론이거니와

얼마 전에 누가 내게 했던 얘기를
당사자가 되물어와도 
들은 기억조차 안 나기도 하고

무언가 찾으려 서랍을 열거나 인터넷을 켜거나 전화를 하거나 해 놓고는
바로 그 2~3초의 찰나 사이에 내가 왜 그랬는지 잊어 버린다...
서랍을 열고 멍하니 한참 있다가 그냥 닫고

인터넷 포털을 열었다가 정작 그 목적은 잊고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고
전화 상대방에게 "내가 왜 전화했더라... 미안... 생각나면 다시 할게..." 끊고...
(
이런 순간들이 가장 절망스럽다
.
 
게다가 이러한 일들이 가끔도 아니고 하루에 수번씩 되풀이된다
...
 
대체 이런 머리로 일은 어떻게 하나 몰라
......) 
그러면서도 이젠 머릿속에서 그만 사라져주지? 하는 기억은

흐릿해진 조각으로나마 끈질기게 남아있다...
그러구보면 뇌라는 게 진짜 제멋대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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