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향수'에 대한
Brief Comment는
솔직히 아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다른 이유로 우울했다...
옛날에 분명히
쥐스킨트의 '향수'를 읽었다.
그것도 감명깊게...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처음 접하는
새로운 텍스트로 다가올까...
세상에...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소설을 별로 변형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영화화했대는데
이전에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전혀 나지 않는다...
어떻게 이렇게
기억이 완전히 실종될 수 있을까...
사실... 갈수록 기억력 감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흰머리가 스무여개씩
정기적으로 발견될 때와
나조차 어처구니없을 만큼이나
기억이 나지 않을 때...
바로 이 때가 내가 이 정도로
나이들었나 절망스러운 경우이다.
기억력 감퇴의 경우
그냥 깜빡깜빡하는 수준이 아니다.
아주 오래 전의 기억은 물론이거니와
얼마 전에 누가 내게 했던 얘기를
당사자가 되물어와도
들은 기억조차 안 나기도 하고
무언가 찾으려 서랍을 열거나 인터넷을 켜거나 전화를 하거나 해 놓고는
바로 그 2~3초의 찰나 사이에 내가 왜 그랬는지 잊어 버린다...
서랍을 열고 멍하니 한참 있다가 그냥 닫고
인터넷 포털을 열었다가 정작 그 목적은 잊고 다른 사이트로 이동하고
전화 상대방에게 "내가 왜 전화했더라... 미안... 생각나면 다시 할게..." 끊고...
(이런 순간들이 가장 절망스럽다.
게다가 이러한 일들이 가끔도 아니고 하루에 수번씩 되풀이된다...
대체 이런 머리로 일은 어떻게 하나 몰라......)
그러면서도 이젠 머릿속에서 그만 사라져주지? 하는 기억은
흐릿해진 조각으로나마 끈질기게 남아있다...
그러구보면 뇌라는 게 진짜 제멋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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