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만난 '가위손'(Edward Scissorands) 오프닝 공연_
이 작품은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안무가이자 연출가인
매튜 본의 최신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매튜 본의 천재성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아마 'Swan Lake'!
고전 발레 레퍼토리인 '백조의 호수'를
강인하고 섹시한 남자 백조들이 등장하는 전혀 새로운 해석의 작품으로
뮤지컬은 아니지만 댄스 뮤지컬이라는 형식으로 인정되어
토니상 감독상, 안무상, 디자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그 이후 호두까기인형을 역시 새롭게 해석한 작품 'Nutcracker!',
그리고 새로운 시도로 높은 평가를 받은 'Play without Words'
최근에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뮤지컬 '메리 포핀스'의 안무를 맡아
또한번 '역시 매튜 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번 작품 '가위손'은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이전과 같은 Dancical,
또는 영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어서인지 Movical이라고도 불리우는데
팀 버튼의 영화 '가위손'이 매튜 본의 댄스 뮤지컬로 재탄생한 작품이다.
일단 좋았던 점을 먼저 얘기하면,
공연을 보면서 놀라웠던 것은
대사 한 마디 없이도 너무나 명확하게 스토리가 전달된다는 것이다.
뛰어난 연기와 상황 연출, 재치 넘치는 안무로
완벽한 스토리 전달은 물론, 무대 위의 슬픔, 위트 등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리고 동화처럼 아기자기한 무대도 참 예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가위손 에드워드가 실의에 빠진 킴을 위로하기 위해 데리고 간 정원 장면으로,
무대를 가득 메우고 있던 갖가지 형상의 나무들이 갑자기 일제히 살아나
춤을 추기 시작하고 그 사이에서 로맨틱한 듀엣 안무가 펼쳐진다.
이제, 아쉬웠던 점을 얘기할 차례_
Swan Lake에서 모두가 매튜 본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작품에 대한 그의 '놀랍도록 새로운 해석과 독창적인 안무'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번 'Edward Scissorhands'에서는 그 두 가지 모두가 아쉬웠다.
팀 버튼의 영화 연출과 조니 뎁이 표현한 '가위손'이 너무 강렬해서인지
원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보통, 영화에서 표현하는 스펙터클적인 특수효과를
무대가 재현하기 힘들 것으로 여기지만
영화의 스펙터클과 무대의 스펙터클은 완전히 다른 문법이 적용된다.
무대 Live만이 가능한 스펙터클이 있고 무대적 마술이 있다.
영화 '오페라의 유령'의 스펙터클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무대적 마술을 이길 수 없는 이유이다.
그런데 이 역시 'Edward Scissorhands'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영화 '가위손'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감탄하게 했던 그런 장면들이
과연 무대 위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지 많은 이들이 기대했을 텐데
솔직히 그 점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한 아쉬움의 포인트는
바로 '춤'이었다.
Swan Lake에서 감동적이기까지 했던 그의 안무를 떠올린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매튜 본의 본래 장기인 '안무'의 진가가 소진된 느낌이었다.
특히, 열 손가락 자체가 길고 날카로운 가위인
가위손이라는 특수한 인물만이 출 수 있는
그로테스트하면서도 아름다운 춤을 아마 모든 이들이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가위손을 이용한 상상력을 초월하는 특별한 춤은 없었다.
(물론 가위손 역의 Cast는 여러 모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괜찮은 작품이긴 했으나 역시 기대 때문일까...
그러구보면 천재도 할 게 못 된다.
어지간히 뛰어난 작품이 나오지 않으면 이렇게 당장 천재성을 의심해대니......
Anyway...
예상을 뛰어넘는 특별함은 부족한,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었다.
2. Edward Scissorands의 아쉬움을 Swan Lake로 달래다_
영화 'Billy Elliot'를 무지 좋아한다.
모든 게 다 좋았지만 잊혀지지 않는 장면이 바로 Ending Scene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흐르고
주역 발레리노가 된 빌리가 가볍게 (그것마저 멋있게) 몸을 풀다가
음악의 절정의 순간, 무대로 말 그대로 날아오르는 장면...
가끔 채널을 돌리다가 케이블에서 그 영화를 하고 있으면
그 마지막 장면을 한번 더 보기 위해 영화를 또 본 게 몇 번이나 되었다.
그 장면은 보고 또 보아도
내 심장이 확 벅차올라 터질 듯한 그런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의 흥분을 안겨준다.
(처음에 영화관에서 보았을 때 엔딩씬에서 눈물이 났던 기억이 있다...)
그 Scene이 바로 매튜 본의 Swan Lake의 한 연출장면이다.
(실제로 Swan Lake에는 그와 똑같은 장면이 없다.
영화의 극적 효과를 위해 아마 연출된 듯하다...)
그리고 그 발레리노가 바로 Swan Lake 초연에서 Swan 역을 맡았던 Adam Cooper다.
Swan Lake는 1995년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초연하여
현재까지 10년 넘게 롱런하고 있는 히트작이다.
우리나라에는 2003년에 처음으로 2주간인가 공연되어 매진 기록을 세웠고
2년 뒤에 다시 내한공연을 가졌었다.
나는 이 작품을 첫 내한공연이었던 2003년 6월 1일에 보았었다.
막공인지 모르고 예매했었는데 공연장에 와 보고나서야 막공임을 알았다.
그 공연을 보고 받았던 감동,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새로운 작품 해석, 그리고 독창적이면서 뛰어난 연출과 안무,
출연진들의 훌륭한 기량, 감탄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춤,
아름다운 무대 디자인과 의상 그리고 음악...... 모든 것이 Perfect했다.
그리고 특히 Swan 역을 비롯한 백조 Dancer들...
환상적인 춤 동작과 함께 역시 환상적인 등근육의 가득 젖어있는 땀이 조명에 반짝이고...
남자의 몸이 그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초연 Cast인 아담 쿠퍼의 명성을 확인할 수 없어 아쉽긴 했지만
내한공연시 Swan을 맡았던 배우도 (이름이 가물가물... 헤수스이던가...)
아담 쿠퍼에 대한 아쉬움이 별로 생각 안 날 만큼 매우 뛰어났고 매력적이었다.
어제 '가위손' 공연장에서 프로그램을 사려다가 보니
아담 쿠퍼의 Swan Lake 초연 때의 공연 DVD를 팔고 있길래 주저없이 냉큼 샀다.
그리고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그의 공연이 너무나도 궁금한 나머지
새벽 3시반까지 그 DVD를 기어이 다 보고야 말았다.
서서히 다시 살아나는 그 때의 감동과 함께 화면으로 본
Swan Lake 오리지널 공연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특히... Adam Cooper!!!
왜 아담 쿠퍼, 아담 쿠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정말 넋을 잃고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Swan으로서의 그는 독보적인 카리스마가 빛났고
Stranger로 재등장했을 때의 그의 모습은 어찌나 섹시하고 에로틱한지...
(Swan Lake 초연시 Prince 역의 배우가 알고 보니
어제 본 '가위손'에서 에드워드가 살게 되는 집의 아버지 역이자
그 공연의 조연출을 맡은 배우였다.
DVD를 보니 10년 전의 모습이라 그런지 비교적 젊은 얼굴...
그 배우의 Prince 역도 무리없이 뛰어났지만
아담 쿠퍼의 카리스마와 기량에 묻혀 버리는 듯했다.)
Swan Lake DVD, 강추한다!
공연을 보았던 사람이든 보지 못했던 사람이든...
... 나도 아마 또다시 손이 가게 될 것 같다...
Swan Lake의 Original Cast (Swan역) 'Adam Cooper'_
사진을 올리려고 인터넷을 뒤졌는데 내가 원하는 사진이 의외로 없다.
백조 사진은 있는데 Stranger로 분한 사진이 없다 (진짜 멋있었는데...)
그나마 빨간색 바탕의 잡지 커버인 듯한 사진을 발견했는데
Stranger 의상은 맞다. (마치 흑조인 듯한, 까만 가죽바지에 까만 재킷...)
그런데 DVD에서의 그 멋있는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는 않았다. 그냥 아쉬운 김에...
그리고 왜인지 크게 클로즈업된 높은 용량의 사진들이 없다...
개인 홈페이지도 그냥 별로이고, 외국 사이트도 뒤졌건만 큰 성과가 없네그려...
찾다보니 일본 잡지 커버 사진이 꽤 있다.
아담 쿠퍼가 일본에서 공연을 했었나본데 (다들 우리나라는 안 와도 일본은 간다...)
일본에서 아주 난리가 아니었다고 하는 후문이다.
그래서 아담 쿠퍼가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한국 공연 Swan Lake 때에도
일본인들이 1천장인가를 아마 샀었대지......
Anyway...
진짜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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