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아닌, 일산(고양시)에서 그것도 매우 단기간인 1주일간 공연되었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내한공연.
사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뮤지컬 고전 중에 빠지지 않는 작품인데
이전에 한국 배우들로 이루어졌던 공연들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지난 금요일, 원거리임에도 불구하고 멀리까지 일부러 공연장을 찾았다.
좋았던 점 세 가지는,
일단, 군무가 매우 뛰어났다.
영국에서 손꼽히는 안무가인 제롬 로빈스의 안무를 느낄 수 있었고
이 춤을 소화해내는 조연 및 앙상블 외국배우들의 솜씨도 좋았다.
그리고, 'Tonight', 'America' 등 낯익은 뮤지컬 넘버를 비롯한
레너드 번스타인의 음악도 훌륭했다.
또한, 철골빔을 이용한 무대 장치와 중앙 스크린을 통한 뉴욕의 흑백 영상의
어우러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아쉬웠던 점 두 가지는,
작품의 가장 중심인 남녀 주인공 토니와 마리아 역의 배우들의 매력이 높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극 흡인력이 약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기본 구성을
뉴욕 빈민가 이민자들의 무대로 옮긴 것으로 1957년 초연된 작품인데,
음... 아무래도 왠지 진부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오래된 고전을 '1950년대 뉴욕'으로 접목시켜서인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공연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의 나에게는 그 시공을 초월한 매력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시대가 흘러도 늘 빛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고전의 힘일진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경우는 그 강력한 토대가 오히려 걸림돌로 느껴졌다.
Anyway...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대한 평가는 보류하고 싶다.
단순히 내용이 진부하다는 이유로 섣불리 평가 절하하기에는
음악, 안무, 무대 등 다른 요소들이 너무 훌륭한 게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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