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brief comment

Cobweb

spring_river 2023. 10. 10. 11:34

 





★★★☆



# 송강호라는, 중심을 단단하게 잡는 배우가 있어
   배우 앙상블이 더욱 빛나고
   이 작품 자체에 힘이 생겼던 영화. 

# '그래도 영화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김지운 감독의 절실한 바람이 읽히는 영화.

# 이런저런 이유로 영화가, 극장이 위기를 맞고 있다.

   영화관람료가 비싸지고
   OTT에 좋은 콘텐츠들이 몰리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영화들이 줄어들고...
   여러 항의와 불만섞인 이유들을 대며
   사람들이 갈수록 극장을 찾지 않고 있다.
 
   그런데, 나는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주의다.
   좋은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 한다.
   사람들은 블록버스터류는 극장에서 봐야지 라고 하지만,
   드라마 위주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모든 종류의 좋은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나 TV를 통해서 보면 
   그 작품이 가진 온전한 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 

# 나는 '공간'의 힘을 믿는다.
   작품과 관객, 그리고 이에 더해
   공간이라는 그 삼각 구도 안에서 이루어지는
   '직접적인 예술 경험'은 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다.

   라이브 엔터테인먼트의 최선전에 있는 공연장은
   '공연'을 生物이게끔 하는 신비스러운 공간이며
   심지어는 관객의 호흡으로 완성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공연을 본다는 건
   다른 관객과 심장박동을 맞추는 일"이라는 한 연극의 대사처럼
   그런 마법이 일어나는 공간이다.

   아무리 고화질의 모니터 속 이미지나 출력 이미지로
   손쉽게 그리고 가까이 볼 수 있다 하여도,
   최근의 미디어 아트 방식의 전시로 멋지게 구현한다 해도,
   갤러리라는 공간이 주는 그 공기 속에서
   본래의 크기와 질감의 오리지널 미술품을 직접 마주할 때의 그 감동을
   절대 대체하지 못한다.
   
   영화관의 장점은 단순히 스크린 사이즈나 음향만은 아니다.
   그 어떠한 외부 자극에서 벗어나
   머릿속 번민에서도 벗어나
   내 앞에 펼쳐진 스크린 속에 빠져들어
   오롯이 거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극장이라는 암전 공간에서
   영화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한다. 

   나는 이 예술공간들이 내게 선사해 주는
   '기분좋은 집중'의 상태를 또한 사랑한다.

# 불현듯 극장 예찬론을 길게 늘어놓는 이유는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판 'The Show Must Go On'의 
   소리없는 아우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며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그쪽 산업의 위기에
   지지를 보내고 싶어서다.

   최근 투자업계의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영화나 드라마는 OTT라는 새로운 출구가 있는데
   공연은 뭐가 있어요? 하고...
   공연은 태생적으로 현장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대체할 상품이나 플랫폼은 없지만
   공연은 대신 이러이러한 어마어마한 특성이 있다고
   설명을 해 주긴 한다.
   그런데 우리 쪽 얘기는 일단 차치하고라도,
   제작비 조달에 필수적인 주요 인력들의 맘 속에
   극장 상영 영화의 가치가 이전과 같지 않다는 게 
   아예 질문 속에 드러나 있다.
   
   이미 새롭고 편한 습관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에게
   굳이 시간을 들여 집 밖으로 가깝든 멀게든 이동해야 하고
   굳이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사전에 예약구매를 해야 하는
   이 피곤하고 비경제적인 일을 설득해야 하는
   유사한 업무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럼에도 계속되어야 한다는 가치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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