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photo essay

잠시... 변산 그리고 전주

spring_river 2022. 10. 5. 18:58


며칠 전 급하게 예약한 것 치고는
오션뷰의 가성비 괜찮은 호텔을 골랐었는데
어제는 응급실 들렀다 오느라
다 늦은 밤중에 체크인해서 제대로 주변도 못 돌아봤고
오늘 아침에야 호텔 앞 변산해수욕장을 잠깐 산책~

 

 

 



아주 어렸을 때의 사진 앨범을 보면
바닷가에서 튜브타고 찍은 사진이 있는데
거기가 변산해수욕장이었다고 들었었다.
기억은 없긴 하지만
암튼 무지하게 오랜만에 다시 온 거네.
이곳 변산반도도 마실길이라는 이름으로
해변을 따라 트래킹 코스를 많이 만들어 놓았던데
다음엔 제대로 와서 해변도 오래 걷고 낙조도 오래 봐야지...

광주 가서 아빠 엄마 뵙고,

그 다음 여행지를 위해 저녁에 전주로 향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간 곳은 '삼백집 본점'.
콩나물국밥 관련해 오래된 예전 기억이 하나 있는데...

첫 직장의 본부장님이 무척 술을 좋아하셔서
팀 회식이 매우 잦았었다.
회식 다음날에는 점심 때 콩나물국밥집을 자주 갔었는데
당시엔 콩나물국밥이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봤었고
그 식당의 콩나물국밥이 아주 맛있어서 나도 꽤 좋아했다.
그런데 그 기억이 은근히 오래 남아서
그 이후로 가끔 다른 곳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어 보면
그때 그식당만큼 맛있지가 않아서 늘 아쉬워 했다.
그래서 전주에 와 본 김에 낭군님이 이 곳을 찾아 데려온~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먹어보자마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바로 이거야!"
오래전 기억 속의 그 맛과 가까웠다.
아니, 이건 그냥 'THE 콩나물국밥'이었다^^



매우 만족스럽게 저녁을 먹고나서
소화도 시킬 겸, 전주한옥마을까지 걸어가 주변 산책.
2011년 봄에 이곳에 왔을 때와는 굉장히 많이 달라진 모습...

전국적인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기 시작한 게 2013년부터라고 한다.
예전의 고즈넉한 여유와 마을 고유의 아우라는 사라졌고 
그냥 상업적인 관광지의 모습이 강했다.
국내외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하는 건 좋은 일이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개발되기 이전의 그때 모습이 그립네...
(2011. 5. 전주여행기  https://spriverk.tistory.com/542)


다음날 일요일 아침,
전동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렸다.
이곳 또한 11년 전에 여기 왔을 때보다 

아무래도 보는 눈과 마음가짐이 다르다.
나도 다시 신자가 되고 낭군님도 이제 신자가 되었으니...
미사 전후, 전동성당의 아름다움을 담았다.
(특히, 구름이 정말 시시각각 예뻤던 아침~)

 

 

 

 

 

 

 

 

 

 

 

 



전동성당은 한국 최초 순교자들이 순교한 자리에 세워진
로마네스크 양식의 근대 건축물로,
종교사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다.
이곳을 찾은 뒤 그 다음주에 가톨릭 서울주보에서
아래와 같은 글을 뒤늦게 읽었다.

... 이 땅에 서양식 성당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은
오랜 박해 끝에 종교의 자유가 허락된 19세기 말입니다.
밀려오는 서구 열강의 힘에 못 이겨
종교의 문도 열리게 되면서 말이죠.
100여 년을 꼭꼭 숨어 기도하던 신앙생활에도 변화가 찾아왔고,
신자 수의 증가는 급기야 성당 신축으로 이어져 ... 
이러한 서양식 성당 건축은 당시 조선 교구를 담당했던
프랑스 신부님들의 영향이 지배적이었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딕 양식의 서양식 성당들이 신축되었습니다.

그런데 성전 신축에는 상당한 예산이 필요합니다.
오늘날에도 엄청난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하물며 100여 년 전에는 어떠했겠습니까.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모든 것이 부족했던 시절의 성전 신축은
그야말로 온전히 신앙 선조들의 
신심 어린 기도와 발품의 대가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하루 두 끼로 연명하면서도 
옹기를 굽고 숯을 구워 한푼 두푼 엽전을 모았고
벽돌을 굽고 나르고, 돌을 지고, 목재를 켜고...
이렇게 피와 땀으로 지어진 성전이라 그런지
옛 성당에 들어서면 숙연함을 느끼기에 앞서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해집니다....

_김세원 안셀모 | 울산대 미술학부 교수


옛 성당들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감탄만 했지
그 옛날에 그것을 짓기 위해
짐작할 수도 없을 고생을 하고 애를 썼을 
그 옛날 신자들의 마음과 정성은 생각을 못해 보았다.

앞으로는, 바라보는 맘가짐이 또 달라질 것 같다.


미사가 끝나고 10분 정도 걸어가
오목대에 올라 한옥마을 전망 바라보기.

 

 

 

 

 

 

 

 

 

 

 

 

 



전주한옥마을의 카카오프렌즈샵은 또 다르네^^
아이, 귀여운 것들~

 

 



자, 이제
이번 여행의 두 번째 목적지, 진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