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monologue

10일만의 출근

spring_river 2022. 4. 21. 14:01


계속 치솟던 확진자 수가 40여일만에 10만명대 아래로 내려온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2년 넘도록 그렇게 조심했는데
(심지어 최근 두어달은 점심도 주문 도시락으로 해결...)
그것도 이제 위험 상황이 끝나고 감소세를 보이는 이 막판에
이유도 모른 채 이렇게 결국은 걸려 버리고 말았다는 데에 대해
믿기지도 않고 무지 억울하고 허무했다.
초기 발견이었는지
회사 동료나 가족의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아 그나마 다행...

월요일 늦은오후부터 일요일까지 일주일간의 자가격리.
심한 목감기 정도의 증상으로 앓은 것도 다행...
초반 며칠은 '밥먹고 약먹고 자고'의 반복.
상태가 호전되기 시작한 격리 후반에는,
그간 찜해 놓고 시간이 없어 못 보았던
6~10편짜리 넷플릭스 시리즈를 하루에 하나씩 정주행.
'지옥', '마이 네임', 'Bridgerton', 'Messiah'.
덕분에 시간은 잘 갔다.
그리고
평소에도 안 먹던 세 끼를 약 먹느라 꼬박꼬박 챙겨 먹었더니
& 집 안방에만 갇혀 움직이지도 않았더니
격리기간 중 살만 더 쪘다ㅠㅠ

2년 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날,
격리 해제되었다.
외부 미팅이 없어서 사흘간 더 재택근무하며 쉬다가
자가키트 음성 확인하고 10일만에 출근.
그새 생활리듬이 깨져서 시공간 감각이 약간 어색하다.
컨디션은 90~95% 정도 회복.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아 제일 문제...

이제
전철 버스 안에서, 식당에서
주변 사람들의 기침소리, 말소리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신경이 곤두섰던 노이로제도 없어지려나...
모든 사람이 잠재적 감염원이고
모든 접촉이 전염 방법이었던
불행하고 슬픈 이 시절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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