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monologue

소음인...

spring_river 2004. 10. 15. 17:04

요새 몸이 계속 좋지 않다.
특별히 감기를 걸렸다거나 그런 건 아닌데

몸에
가 하나도 없는 느낌...
내 몸이 땅에 푸욱 꺼지는 듯한 느낌
...
물론 계속 바쁘고 스트레스 많이 받아서 그런가보다도 싶다가

이전 회사에 비하면 약 절반 정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전엔 그렇게 바쁘고 스트레스 쌓여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아무래도 늙었나 보다 싶기도 하고...

그루 아빠가 2주 전부터 한의원 가자고 그러는 걸

바빠서 갈 시간 없다고 그리고 한의원 갈 정도는 아니라고
계속 뿌리치다가

나 자신이 생각해 봐도 요즘 몸이 정상이 아닌 것 같고
일단 내가 너무 힘들어서
오늘 오전에 집 근처 용하다는 한의원에 같이 갔다.

대부분의 병원의 기본이 문진이라

어디 아프냐고 물어보면 이러이러하게 대답해야지 하고
미리 생각하고 갔는데
,
의자에 앉자마자 아무 말도 안 하고

오른손 왼손 맥을 짚고 혈압을 재 보더니
지금 내가 이러이러하다고 한 1분간을 쭈욱 설명하는데
이럴 수가, 내 증상들을 너무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이었다.
기분이, 마치 내가
집에 와 있는 것 같았다.
정말 너무 놀래서 내가 할 말을 잃었었다
.

그러면서 하는 말이

내가 '소음인'이라고 했다.
난 내가 소음인인 줄 오늘 처음 알았다
.

여기저기 되게 아픈 침 맞고

보약 한 첩 지어달라고 하고 왔다
.

한의원이
집 같을 수 있다는 걸 오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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