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3월의 눈(雪)'은
'인위성'을 느낄 수 없는 정말 귀한 공연이었다.
구순을 앞둔 장민호 선생님은 '연기하지 않는 연기'의 경지를 보여 주셨고
손진책 연출은 '연출하지 않는 연출'을
그리고 배삼식 작가는 '극성이 배제되어 있는 극본'을
박동우 디자이너는 '세트같지 않은 무대'를 보여 주었다.
장민호 선생님은
정말 말로 이루 표현할 수 없는
경외로움 그 자체였다.
공연을 보면서도 눈물이 났고,
애써 눈물을 닦으며 달랬던 마음은
커튼콜때 장민호 선생님이 등장하는 순간
제어할 수 없이 다시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기립과 동시에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쏟아지게 만들었다.
-지난 2011년 5월 '3월의 눈(雪)' 포스트 中
한국 연극계 최고령 현역배우였던
장민호 선생님을 무대에서 뵈었던 기억은 꽤 또렷하다.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그야말로 '경외감'을 실감한 적은 처음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눈물이 흘렀었다.
(그 이듬해 그 분은 돌아가셨다.
내가 본 무대가 결국 그의 마지막 공연이었다...)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서
김혜자 배우님을 보며
문득 장민호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물론 그녀의 필모그래피는
연기 훌륭한 배우라는 설명이 굳이 불필요할 정도이지만,
3년전 출연작인 노희경 작가의 '디어 마이 프렌즈'에서
연기 잘 하는 노배우들 사이에서도 그녀의 연기는 특히 독보적이었다.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이제 이 분은 정말 어떠한 경지에 올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감탄스러웠다.
더불어 만듦새가 탁월했던 이 드라마...
펑펑 울면서 본 마지막회가 끝나는 순간
혼자 조용히 박수를 쳤다.
'나의 아저씨' 이후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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