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photo essay

오랜만의 가을단풍여행

spring_river 2018. 11. 1. 19:00

 

 

지난주 그루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고 
같은 기간, 그루아빠와 나도 여행을 떠났다.
내년까지 여행가기 힘들 텐데 이참에 우리도 바람쐬고오자 하고 
남은 연차휴가를 내고 나선 여행이었는데
떠올려 보니 우리 둘만 가는 여행은 16년만에 처음이었다!
(내년은 못 가고 내후년부터는 그루가 같이 안 가려고 할 테니 
 뭐 앞으로는 어차피 이제 둘만 다니겠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강원도 정선 그리고 영월.
1박2일 예정으로 떠났으나 둘째날 트래킹이 너무 늦게 끝나서
하루 더 묵기로 결정해 2박3일을 보내고 온...

이번 여행은 무엇보다도
강원도의 가을 단풍에 흠뻑 빠졌던 시간들이었다.
정말 아름다웠던... 
늦가을이어서 더욱 좋았던 정선과 영월이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정선 레일바이크.
두 개의 천이 합류한다는 아우라지의 맑은 물과 
단풍에 물든 산 그리고 바람. 

 

 

 

 

 

 

 

 

 

 

 

 

옥산장 곤드레밥+더덕구이정식으로 맛있게 점심~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병방치 스카이워크.

TV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많이 봐 왔던 바로 그 동강과 밤섬 풍경
벼랑 끝 강화유리 바닥의 전망대에서 
아슬아슬함을 꾹 참고 오래도록 바라본...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소금강계곡길을 지나가기~
계곡길 초입의 화암동굴 근처에서 잠깐 내려 가을 풍경 감상.
소금강계곡길은 감탄이 터질 만큼 정말 멋졌다! (중간에 차를 세우지 못해 사진을 못 찍었지만...)
계곡길 끝에 자리한 몰운대 입구에서도 잠깐 내렸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여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 또한 무척 아름답다는...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볼 수 있었는데 
내가 시간 때문에 그냥 가자고 해서 못 봤다고 이후에 타박받음ㅜㅜ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숙소 근처이기도 해서 해지기 전에 서둘러 갔던 이 곳은
폐광 사무동 건물을 미술관으로 되살렸다는 삼탄아트마인.
삼탄. 내게는 의외로 친근한 이름이다.
첫 직장이 입사 당시에는 대치동 삼성역 사거리에 위치한 삼탄빌딩에 있었다.
삼탄이 삼척탄좌의 준말임을 그래서 일찍부터 알고 있었던~

음... 그런데...
삼탄아트마인을 둘러본 그 시간과 비싼 입장료가 무지 아까웠다. 
여지껏 가 본 뮤지엄들 중에 강릉의 EDISON박물관이 제일 별로였었는데
이제 그 자리를 삼탄아트마인이 차지한...
폐광 관련 자원을 문화시설화한다는 매우 훌륭한 베이스가
전혀 제대로 살려져 있지 않은 시설이었다.
세계 방방곡곡에서 미술품을 수집했다는 오너의 소장품 수장고에 지나지 않았다.
(그마저 제대로 전시한 것도 아니고 정말 창고처럼 한데 쌓아 놓은...)
몇몇 기획전 또한 수준이 실망스러웠다.
이 곳은 큐레이팅, 아트 디렉팅이 거의 없는 공간이었다.
얼마든지 학습적 효과도 높고 예술적 가치도 갖춘 뮤지엄으로 만들 수 있을 텐데
그런 재료가 충분히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운영하고 있다는 건
뭐, 그럴 의향이 없는 오너의 의지라고 봐야겠지......
탄광의 존재 의의와 탄광을 있게 한 광부들에 대한 태도 또한 
뮤지엄의 접근방식에 있어 여지없이 드러나 씁쓸하기도 했던...

그나마 탄광과 관련된 것들을 찍은 몇몇 사진.

 

 

 

1988년의 급여 명세서인데 한 달 월급이 17만원 정도였던...

 

 

 

 

 

 

 

숙소로 잡은 하이원팰리스호텔에 짐을 풀고 
인근의 연탄구이집에서 저녁을 먹고난 후,

 

 

 

밤에 카지노 구경하러 갔는데 
둘 다 원래 게임에 흥미가 없기도 하고 
Rule도 잘 모르겠고 그래서 별로 재밌진 않았다^^

음... 이런 분위기구나 뭐 그 정도만 쓰윽 보고 나온~

다음날 아침, 호텔 창 밖으로 바라본 하이원의 풍경.

 

 

 

하이원에서 곤돌라 타고 올라가면 위치해 있는 하늘길을 걷기로 한 날~

 

 

 

 

 

 

 

자,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 하늘길 트래킹 시작!

고원숲길2 → 운탄고도 둘레길 → 백운산 마천봉길 → 고원숲길 3 코스로
이 날 총 8 km 산길을 3시간반동안 걸었다.
산책로로 여겼는데 의외로 등산로 같은 구간이 많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고 오래 걸렸다...

 

 

 

 

 

 

하늘길에서 서너번 정도 마주쳤던 테일러스 지형
(빙하기를 거치면서 암석봉우리의 균열로 떨어져 나온 돌들이 낭떠러지나 산허리에 쌓여있는 현상)

 

 

 

 

 

 

 

 

 

 

 

 

 

 

 

 

 

 

 

 

 

  

원래 계획은 정오 무렵에 하늘길을 걷고
오후에 영월을 들러 저녁에 서울로 돌아가는 것이었는데,
예상 외로 하늘길을 왕복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소요되어
트래킹을 끝내고 내려오자 어느새 곧 어둑해질 시간이 되어버린...
영월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그냥 서울로 올라갈까 하다가
하루 더 묵고 다음날 영월 돌아보고 가기로 결정.

메밀촌막국수에서 늦은 점심 겸 저녁~
이제껏 먹어본 막국수 중 가장 맛있었던... 

 

 

 

 

이틀간 날씨가 좋았었는데
셋째날은 또 어김없이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ㅠㅠ 

그래도 보슬비 정도라 다행이다. 
하긴 비가 안 왔으면 민둥산억새 보러 또 등산할 뻔했다^^

기온도 뚝 떨어졌다... 얇은 파카를 가져와서 또 다행~

이제 영월로 출발!   

눈길닿는 모든 곳이 산이었던 아름다운 정선, 안녕!

 

 

 

 

영월의 첫번째 여행지는 청령포.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뒤쪽으로는 높은 절벽인 천혜의 입지 탓에
단종의 유배지로 선택된 곳이다.
울창한 송림과 주변 풍광이 무척 빼어나 보통 관광지로서도 손색이 없으나  
또 그 사연 때문에 왠지 짠하고 
그래서 그 절경의 아름다움이 괜히 처연하게 느껴지기도 한 곳이다.

집에 돌아와서 리플릿을 읽다 보니
단종에 대해 새삼 더 안타까운 맘이 들었다.

단종의 너무 짧았던 인생을 요약하자면,

-10살에 아버지 문종이 왕에 오르면서 왕세자로 책봉
-12살에 문종이 승하하여 단종이 왕 즉위
-15세에 계유정난으로 숙부인 세조에게 왕위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남
-단종의 복위를 꾀한 사육신사건으로
 17세의 나이에 영월 청령포에 유배
-유배된 직후 또다른 숙부가 단종 복위를 모의하다 발각된 사건이 일어나자
 유배 4개월만에 세조의 사약을 받고 17세 나이로 승하
 (실록에 의하면 사약을 가지고 도착해보니 이미 목을 매 자진했다는...)

이른 나이에 어쩔 수 없이 왕에 올랐다가 끌어내려졌고
다른 이들이 벌인 복위 사건으로 유배되고 또 그 어린 나이에 죽게 된...
이 모든 것이 그 어디에도 자신의 의지는 없었던...

다시 살펴보니 정말 불쌍한 어린 왕이었다......

암튼...
결국 사약을 받게 되기 전 네 달이라는 짧은 유배기간 중 
두 달을 머물렀다는 청령포의 모습.

 

 

나룻배를 타고 들어가 만나게 되는 소나무숲 그리고 단종어소

 

 

 

 

담장 밖의 소나무가 마치 절하듯 담을 넘어 고개숙여 길게 뻗어있는...

 

 

 

600년 가량의 나이로 추정되는 거대한 관음송

 

 

 

 

 

청령포 노산대에서 내려대보이는 풍경.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선돌'.

사실 여행 오기 전 정보들을 찾을 때에
여기 모습은 그닥 확 끌리지 않아서 
시간되면 가고 아니면 패스해야지 생각했던 곳이었는데
안 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이런저런 사진들과 달리, 실제로 보니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다!
절벽이 쪼개진 듯한 입석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로는 서강이 흐르는 경관이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해 충분히 즐기진 못했지만
또 날이 흐린 덕분에 뭔가 신비로운 기운에 쌓인 듯한 한반도^^

 

 

 

 

 

 

 

강원도의 가을이 이렇게 예쁘구나 
직접 눈으로 보게 된 이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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