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monologue

꽃이 졌다

spring_river 2018. 4. 16. 16:43

 

 

올해 봄은 좀 이상하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3월초에
갑자기 봄이 훅 왔다가
봄꽃들이 피기 시작하니
추워지고 눈이 오고 비가 오고 
피어난 꽃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리고 난데없는 강풍이 휩쓸었고
봄을 기다리던 이들을 제대로 만나지 못한 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꽃들이 졌다...

 

지난주 목요일,
아침에 등교하는 모습은 미처 못 보고
밤에 학원갔다가 늦게 들어오는 아들을 맞이하면서 보니
교복 위에 걸친 가디건에 노란 리본 뱃지가 달려 있었다.
네가 리본 찾아서 단 거야? 물었더니
응, 다음주 월요일이잖아... 한다.
순간 뭉클해졌고, 착하다고 머리 쓰다듬어줬다.
스스로 잊지 않는 아이가 예쁘다.

 

지난 3년에 비하면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린
4년 전 오늘이다...

 

꽃이 없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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