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monologue

싫어하는 이유의 기억

spring_river 2017. 10. 24. 18:03

 

 

되도록이면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착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미워하면 그 감정 소모에 내가 더 손해이기에
미운 대상보다 도리어 덜 편안해짐을 피하려는 이기적인 이유에서다.

그러하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은
그걸 초래할 만큼 대단한 이유에서다.
이미 여러 차례 축적된 상태에서
그냥 넘어가 주기 힘들 만큼 엄청난 무언가를 저질러서이다.

그런 사람이 몇몇 있다...

그런데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그 사람을 내가 왜 싫어했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날 때가 있다.
뭔가 큰 사건이 있어서라는 건 어렴풋이 알겠는데
그 사건의 전말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럴 때면 어이가 없어 약간 맥이 탁 풀리기도 하다.
아니, 대체 왜 그게 기억이 안 나는 거지?......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래, 뭐, 의도하진 않았지만 어쨌든 그런 이유들을 잊어버려서 
궁극적으로 정신건강에 도움되는 거라면
점점 퇴보하고 있는 내 기억력에 어쩌면 고마워해야 할 지도...

...라고 생각했다가 맘을 바꿨다.
특히, 언론상에 오르내리는 이름들...
절대 용서해 줄 수 없는 인간들이 하도 많아지다 보니
욕했던 자세한 이유들을 훗날 잊어버리게 될까봐 우려되는...
저 후안무치한 것들에 대한 이유는 되도록 꼭 기억해야지......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냥 이유없이 싫거나 대충 휩쓸려 싫은 게 아니라
명백히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당당히 싫다고 할 수 있는 이들이기에 그렇다.

근데
갈수록 너무 많다......
어디 적어놔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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