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하루 월차를 내고
한가로운 평일 오후를 이용해 부암동으로 가을날의 Date~
부암동으로 향하기 전,
그루 아빠가 학교 도서관에 책 반납할 게 있다고 하여
나도 수년만에 학교에 가 본...
오랜만에 본 학교의 모습은 또 그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져 있었다.
사실 지하주차장을 만든다고 백양로를 뜯어놓아 반감이 너무 높았던지라
바뀐 모습을 차마 안 보고 싶을 만큼 약간 정이 떨어질 뻔 하기도 했었는데
그동안 몇 년간 자리를 좀 잡아서인지 우려했던 것보단 괜찮았다.
새로 심어진 나무들 탓인지 예전의 그 멋이나 무게감이 없어지긴 했으나
중앙 찻길이 없어져 도보길이 시원스레 넓어진 장점도 있긴 했다.
못 보던 새 건물들도 무지 많이 늘어나 있었고
또 중앙도서관 안에 들어가 본 내부 모습은 그야말로 상전벽해였다.
어찌나 부럽던지 심지어 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을 정도...
유일하게 변함없는 곳, 연희관~
벌써 단풍이 서서히 들고 있는 청송대 옆길.
신혼시절 살던 홍제동을 지나
부암동 석파정서울미술관에 도착.
이 날 가을볕이 너무 좋아 실내미술관보다 먼저 석파정으로 향했다.
미술관 3층을 통해 바깥으로 나가면
석파정이라는 보석같은 공간이 펼쳐져 있다.
흥선대원군의 별서(≒별장)였다는 이 곳은
아름다운 경관과 수려한 건축이 마치 그림같아서
서울 시내 한복판에 이런 풍광이 있다는 것에 놀랄 만한 공간이었다.
별서 한옥들도, 그 옆에 넓게 드리운 노송도
주변 숲길도, 그리고 석파정도 너무 멋졌다.
게다가 바로 앞에 인왕산이, 저 멀리에 북한산이 펼쳐져 있는...
석파정의 모습들_
서울미술관 전시도 재미있었다.
특히 10개의 방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묘약' 기획전이 흥미로웠다.
여러 작가의 작품들 중에서도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핑크색 튀튀만을 입고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재미있는 사진들을 찍은
Bob Carey의 작품들과
각자 떨어져 지내고 있는 뉴욕과 서울의 모습을 하나로 이어
같은 시간 다른 공간의 의미를 담아 표현한
신단비·이석의 작품들이 인상깊었다.
2012년에 설립되어 5년 정도 된 미술관이라고 하던데
보아하니 이 곳 전시기획 트렌디하게 재미있는 듯~
다만,
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는 이중섭의 '황소' 등 유명 작품들도
상설 전시되어 있는 줄 알고 기대했다가 보지 못해서 섭섭했던...
서울미술관에서_
부암동 언덕길로 올라가
'자하손만두'에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고
맛있어 보이는 베이커리에서 빵 사고 커피 사서 돌아온~
처음 가 본 부암동, 참 맘에 들었다.
북한산과 인왕산이 병풍처럼 둘러싸 있고
아파트가 없어 사방의 시야가 툭 트여 있고
정감있는 동네 풍경하며......
근데
살고 싶은 동네가 하나 생겼다고 했더니
이 얘기를 들은 내 친구 왈,
그 동네 엄청 추워서 나이들면 뼈가 시려 못 산다고ㅜㅜ
그래도... 진짜 맘에 드는...
일단은... 언제 한번 또 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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