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monologue

또 하나의 편견, 이중 잣대

spring_river 2016. 7. 29. 11:47

 

 

며칠 전에 읽고 곰곰 생각에 잠겼던 칼럼_

 

['비밀은 없다' 김주혁 연기가 희귀한 미덕이 된다는 건]

http://entermedia.co.kr/news/news_view.html?idx=5632

 

(참고로 난 이 영화를 보진 않았다.
하지만 이 기사를 읽기 1~2주 전 그 영화에 관한 다른 리뷰기사 및 댓글에서
주혁이 아깝게 왜 그런 역을 맡았는지 하는 내용을 접했던 터라
이 칼럼이 의미하는 바를 충분 이해했다.
그 배우의 연기는 직접 보지 못했으니 뭐... 객관적 평가는 뒤로 하고...)

 

칼럼 중 한 대목을 인용해 보자면,

......
남자배우 위주이고 여성 캐릭터가 조연이거나 부정적인 인물만 있는 경우에도
캐스팅이 마찬가지로 어려운가?
오히려 그런 역할을 하는 배우들은 쟁쟁한 영화상들을 수상한 베테랑들이다.

배우와 캐릭터의 성만 따진다면 영화계 캐스팅의 좌우대칭은 심하게 망가져 있다.
......

연기만 보면 김주혁의 훌륭함은
(영화 '서프러제트'에서 남편 역 배우인) 벤 휘쇼의 것과 같은 종류이다.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의 의미와 비중을 알고
딱 그 정도의 무게감과 간결함으로 연기하는 것.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정확하게 안다.......

 

칼럼의 주요 논지에 대해 공감했다.
그리고 나조차도 얼마나 이런 잘못된 편견에 갇혀 있는가도 반성했다.

뮤지컬계도 마찬가지다.
리 주요 공연라인업 중에 
여자 캐릭터가 타이틀롤(또는 그에 가까운) 주인공이고
남자 캐릭터는 메인이면서도 여자 캐릭터에 비해 비중이 약간 떨어지는
그런 작품들이 있다.
남자가 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렇지 
작품적으로 보면 매우 중요하고, 또 매력넘치는 역할이다.
그런데 그런 작품은 그 역의 캐스팅이 매우 어렵다.
소위 메인급 배우들이 그 역을 하려 하지 않는다.
(그에 비해 브로드웨이 동일 작품 공연에서는 그 역에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 영화배우나 가수가 종종 캐스팅되곤 한다.
그만큼 멋진 배역이고 그걸 알아보는 명배우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보다 아랫(?) 단계의 실력파 배우가 캐스팅되는데
공연을 올려놓고 보면 확실히 배우 무게감에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데
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이 곳 포스트에서
그 역할 대비 여배우의 스타성이 오히려 좀 아까웠다는 
그런 류의 코멘트를 남긴 적이 몇 번 있다.

예를 들어, 최근작 중 기억나는 건
'Kinky Boots', 'Death Note'의 정선아. 'Urine Town'의 최정원...
그 두 배우 모두 어떤 역량을 지녔는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배우이기에
왠지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런 말을 했던 건데
그러고보면 나 역시 얼마나 이중적인가...

남자 주인공 비중이 조금만 약해도 캐스팅이 어려운 현실을 한탄스러워 하고,
공연을 보면서 저 남자배우는 아깝게 왜 이 역을 맡았지?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으면서
(왜냐하면 그런 경우는 정말 거의 없으니까...ㅠㅠ)
인급 여배우가 조금 비중 약한 조연급 역할을 맡고 있으면
지 재능 소모 같은 느낌을 받다니......

자신이 덜 돋보여도, 맘껏 실력발휘를 제대로 할 수 없는 자리일지라도
그 작품에서 요구되는 딱 그만큼의 것을 
경륜에서 비롯된 (사실 아무나 쉽지 않은) 아우라와 함께 
그 역할을 해내는 그녀들을
칭찬했어야 마땅했다...

이제는 그러한 그녀들에게 더욱더 애정어린 박수를 보내리라...
그리고 마찬가지로 그러한 '그'들도 만날 수 있기를...

 

 

 

 

 

'2016 >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더의 힘  (0) 2016.11.11
탄핵, 하야의 이유는 이미 차고 넘쳤다.  (0) 2016.10.25
이번달부터 함께 하게 된... 더 일찍이어도 좋았을^^  (0) 2016.07.28
오랜만에 기분좋은 뉴스  (0) 2016.05.17
4.16  (0) 2016.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