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순에 떠난 여름휴가 이야기_
업무 스케줄 때문에 이번 여름휴가는 좀 늦었다.
(그루 방학기간에 가느라 7월말~8월초 늘 성수기에 갔었는데
이번엔 조금 비껴서 갔더니 오히려 한적하고 좋았다~)
이번에도 역시 목적지를 휴가 떠나기 4일 전에 결정하고 급예약했다.
작년 휴가 트라우마가 있어 바닷가는 좀 무섭고
또 동해나 남해로 가려면 이동시간도 오래 걸리고 해서
상대적으로 가까운 곳을 물색하다가 '강원도 홍천'으로 결정했다.
숲이나 계곡, 폭포 같은 좋은 자연도 꽤 있는 듯하고
그리고 바닷가 대신 그루가 물놀이할 수 있는 워터파크도 있고 해서~
그렇게 후다닥 결정하고 짧은 시간에 정보탐색해서
늦은 여름휴가를 떠났다!
홍천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간 곳은 용소계곡.
계곡 옆 숲길을 30여분 걷다가 계곡에 앉아 쉬었다 돌아왔다.
거의 사람도 없어 조용하고 좋았던...
이번 휴가에는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고 그냥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계곡에서 돌아오는 길에 셀카 찍기~
그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가령폭포.
조그만 절을 지나 폭포까지 걷는 숲길이 참 좋았던...
그리고 폭포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멋졌다~
홍천에서의 둘째날_
공작산 수덕사에 갔다.
수덕사 절 자체는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지만
수덕사 생태숲 계곡을 끼고 걷는 산소길은 산책코스로 너무 좋은 풍경을 갖추고 있었다~
원래 한 곳을 더 가 보려 했으나
수덕사에서의 트래킹이 생각보다 피곤하여
그냥 펜션으로 돌아와 펜션 수영장에서 놀았다.
우리가 이번에 묵은 이 펜션은 딱 네 집만 있어 조용하고
내부시설도 여느 펜션같지 않게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풀장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어 좋았다.
그루는 수영장에서 수영하다가 펜션의 카페에 비치된 만화책을 보고
우린 물에 잠깐 들어갔다가 썬베드에서 낮잠자고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휴가를 가면 그 곳의 주요 포스트들을 가 보느라 사실 여유롭게 쉬지는 못하는데
반나절이라도 그처럼 게으르게 있어 보니 참 좋은...
진짜 언젠가는 휴가를 아무 것도 안 하고 오롯이 그렇게 보내고 싶다.
홍천이 의외로 넓은 곳이라 왔다갔다 오가는 데 꽤 많은 시간이 든다.
그래서 이틀은 홍천의 동쪽을 주로 돌아다니고 그 다음 이틀은 서쪽을 가기로 계획을 잡았다.
셋째날 아침 펜션을 떠나며~
홍천의 서쪽으로 이동하기 전
원래 전날 오후에 가 보려 했었던 미약골을 들렀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갔었는데, 홍천 여행지 중에 가장 좋았던 곳이었다.
미약골은 홍천강의 발원지로, 15년의 안식년제를 거쳐 작년에 일반 개방되었다던데
정말 입구에서부터 마치 원시림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산길도 잘 닦여있지 않고 중도에 끊겨있어 계곡 돌다리를 건너가며 길을 찾아야 하는 곳이었다.
시간 때문에 끝까지 가지는 못하고 중도에 다시 돌아 나왔지만
정말 좋은 기운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던 곳...
오후 늦게부터 저녁까지는 계속 오션월드에서 놀았다. 그것도 비를 맞으며...
그루랑 그루 아빠는 워터파크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놀았고
작년 사고 때문에 물에 트라우마가 생긴 나는 그냥
노천탕에 앉아있다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마시다가 그렇게...
그날은 비발디파크에서 휴식.
마지막날 마지막 일정은 팔봉산.
진짜로 봉우리 여덟 개가 쭈욱 이어져 있는...
1~3봉까지는 가 보자 했는데
초입부터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한 빗줄기가 갈수록 거세져서 산행을 할 수 없을 정도~
게다가 봉우리 끝은 거의 암벽등반을 해야 하는 상태...
1봉은 봉우리 바로 아래까지만 가고
2봉은 봉우리 암벽 밑에서 나는 기다리고 그루랑 그루 아빠만 올라갔다.
결국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중도 하산...
(사진은 굉장히 맑아 보이는데, 실제는 비가 굉장히 많이 왔다~)
이번 홍천 여행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한적하여 좋았고
사전에 잘 몰랐던 곳이었지만 경치도 무척 아름다웠고
무엇보다도 그 맑은 공기가 꽤 오래도록 그리울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