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제작노트를 읽다가 발견한 부분_
"한 인터뷰에서 일본의 영화배우 겸 감독인 기타노 다케시는 2011년 3.11 대지진 이후
이 지진을 ‘2만 명이 죽은 하나의 사건’으로 생각하면 피해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이 죽은 사건이 2만 건 있었다’라는 것이다."
무고한 많은 희생이 이루어졌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극화 작업이
그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겪거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나
모두 만족스럽게 소구되기는 그 무게감만큼이나 참 어려운 일이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크고작은 왜곡이 상처가 될 수도 있고
혹은 일종의 선동이나 신파처럼 다루어져 왠지 거북스러울 수도 있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여러 편의 극화 작업물에 솔직히 실망을 느꼈었던지라
이 영화 '지슬'에 대해서도 처음엔 무덤덤했었다.
선댄스 영화제 대상 소식이 들려오고
관객들의 호평이 잇고
그리고 무엇보다 오 멸 감독이 제주도 사람이라는, 그리고 제주도 관련 영화를 제작해 왔다는 사실에
마음이 열렸고, 보고 싶은 마음이 커지게 되었다.
영화의 만듦새는 무척 빼어났다.
연출력도 미장센도 훌륭했다.
영화의 프로덕션 퀄리티는 그 어떤 광주 영화보다 다행히 뛰어났다.
지방지들이 하나씩 태워지는 엔딩씬을 바라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 영화가 제주 사람들에게
죽은 자에게는 위로가 되고, 아픈 상처로 남아 있는 산 자에게는 치유가 되는
그런 씻김의 영화가 되었는지
그것이 무엇보다도 궁금했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그러했으면 좋겠다...
5.18 민주화운동 관련 영화가 이제껏 그러하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 때문에
더더욱 그러한 바램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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