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두려운 게 딱 하나 있거든...
그건 언젠가 블랙이 레드를 삼켜버릴 거라는 거야."
연극 'RED'는
러시아계 미국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가
1958~1959년 뉴욕 씨그램빌딩 꼭대기의 최고급 레스토랑 포시즌의 벽화를 의뢰받고
여러 점의 연작을 완성했다가 돌연 계약을 파기했던 실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로스코'와 가상의 인물로 설정한 그의 조수 '켄'의,
예술세계에 대한 팽팽한 긴장의 문답법으로 그 사건의 이유를 풀어나가는 2인극이다.
극중에서 로스코는 말한다.
자식은 아버지를 몰아내야 한다고. 존경하지만 살해해야 한다고...
이 작품은 기존의 것은 새로운 것에 정복당한다는 이러한 살부의식을
예술사조 그리고 세대간의 갈등에 매우 잘 드러내어 표출하고 있다.
과거의 메인 스트림이었던 큐비즘을 딛고선 추상표현주의,
그러나 이제 기득권세력이 된 추상표현주의 또한 팝아트에 밀려나고 있는 상황에서
로스코는 부인하고 두려워하고 그리고 깨닫는다.
작년 토니상 연극부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분을 수상한 이 작품은
탄탄한 극본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역시 하는 관록의 열연을 보인 강신일,
처음에는 주눅든 모습에서 서서히 빠르게 적응해나가다가
결국엔 긴장감을 형성해나가는 당찬 캐릭터의 변화를 패기있게 보여준 강필석
이 두 배우의 구심력 강한 호연도 돋보였다.
씨그램빌딩 포시즌 벽화 작업시의 그의 연작 스케치...
마크 로스코의 유명한 색면회화들...
이 연극을 보고나니 마크 로스코의 그림들이 참 좋아졌다.
그리고 미술관에 걸린 그의 그림들을 직접 보고 싶어졌다.
작품 앞에 한참 서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내게 말을 걸어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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