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brief comment

Tears of Heaven

spring_river 2011. 2. 10. 16:06




protest 1. story

예전의 'Miss Saigon' 리뷰들에서도 언급했듯이
베트남전쟁 소재의 이야기들은 개인적으로 솔직히 불편하다.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지만 실은 우리나라가 가해자인 입장도 그렇고
,
작품에서 느껴지는 미국 측면의 뉘앙스들도 그렇다
.
물론,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여러 작품들이 생산될 수 있고

같은 소재라고 해서 'Miss Saigon'과 유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로 공연을 보고 나니 의외로 그러한 우려가 사라지긴 했으나

어쩌면 무의식적인 거름종이가 작용한 느낌일 수도 있으니
공연 관객들이 여전히 그것을 지적하는 것도 어느 정도 인정...
그러나 선입견을 굳이 갖지 않는다면

'
천국의 눈물' '미스 사이공'은 전혀 다른 작품이다.
그리고 극본 상의 몇몇 문제점들은 나 역시 인정
...
창작 초연이니만큼 앞으로 treatment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
.......

protest 2. stage

이 공연의 무대 디자인을 맡은 데이비드 갈로는
실제로 브로드웨이에서도 최고의 크리에이터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래서 그의 무대를 궁금해하는 이들도 굉장히 많았다
.
'
천국의 눈물'의 무대는

무대 스크린 영상과 경사 바닥 전체를 이루는 48개의 LED,
그리고 심플한 상징적 무대세트가 어우러져

공간과 빛을 변화무쌍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창조해 내고 있다
.
그런데

우리나라 관객들은 이상하게도 사실적인 무대세트를 좋아한다
.
뮤지컬 하면 연상되는 화려함이나 높은 티켓가격 때문인지

각각의 배경에 맞는 덩어리 큰 멋진 무대세트들이 휙휙 바뀌고 해야
무대 좋더라 하는 말이 나오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뮤지컬 갓 입문한 관객들도

일 년에 수십 편씩 보는 마니아 관객들 공히 마찬가지다.
난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무대 디자이너 중

박동우 디자이너의 함축적이고도 심플한 무대를 무척 좋아한다
.
일차원적인 사실성에서 벗어나

작품 전체를 모두 꿰뚫는 그리고 무대 메커니즘의 운영이 반영된
훌륭한 Simplicity
웬만한 내공과 능력, 아이디어가 아니면 결코 창출될 수 없음이
왜 아직까지도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는지...
연극적 상상력의 결핍 탓인가
......

music

'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유난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에 잘 맞는 듯하다
.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나 역시
,
처음에 사전제작한 '천국의 눈물' 영어 OST를 들었을 때에

전체적으로 좋았긴 했지만
'Can you hear me'
외에는 특별히 귀에 꽂히는 넘버가 없었고
'
몬테 크리스토'의 음악보다 대중성이 좀 약한 듯한 느낌도 받았었다.
그런데 새로운 Orchestration으로 편곡된 음악들을

공연장 현장에서 직접 들었을 때 그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거의 대부분의 넘버들이 무척 아름다웠고 또 우리말 노래도 더욱 다가왔다
.
프랭크 와일드혼의 음악은 이 작품을 가능하게 했고

또 이 작품을 진정 빛나게 해 주고 있었다.

and others

가브리엘 베리의 연출도 뛰어났다.
각 씬들을 만들어 내는 솜씨가 역시 남달랐다
.
남자주인공 '' 역은 김준수 그리고 전동석의 공연을 보았는데
,
김준수에 대해서는 선입견 때문에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아서인지

생각보다 잘 해서 오히려 약간은 놀랬다.
저음이 약하고 대사/가사 전달력이 좀 미흡한 점이 있긴 하나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있었고 연기력도 안정적이었다.
올해 최고의 기대주로 꼽히는 전동석은

외모, 가창력, 연기력 모두 좋은 무기를 갖추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여자주인공 '' 역의 윤공주는

이제껏 여러 다른 캐릭터들을 언제나 잘 소화해 온 그녀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빛을 발했다.
'
그레이슨 대령' 역의 브래드 리틀은

어떠한 설명을 더 붙일 필요도 없이 역시 최고
!
그리고

'Can you hear me'
에 이어

마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는 듯 전쟁터로 떠나는 1막 엔딩씬
,
그리고 이란영 안무가의 실력이 또 한번 발휘된

2
막의 'Raining Fire' 씬은 정말 인상적이었던...


p.s.
김준수가 출연한 오프닝 공연을 뒤에서 보며 놀랐던 
...
      1
층 관객들도 너도나도 망원경을 들고 있었다는
...
      
그리고 무대 위의 그와 1500명 관객이 정말로 하나된 그 일체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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