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_ 한국 초연 개막 첫주 공연
2004년 7월. 코엑스 오라토리움. 조승우/소냐/김소현
(http://spriverk.tistory.com/70)
두번째 만남_ 조승우 군입대 전 마지막 지킬 공연
2006년 8월. 국립극장. 조승우/정선아/이혜경
(http://spriverk.tistory.com/261)
세번째 만남_ 첫 내한공연
2009년 9월. 세종문화회관. 브래드 리틀
그리고
2011년 2월. 샤롯데씨어터에서 네번째 만남...
조승우라는 배우를 발견하고 감탄했던 초연 공연,
그리고 역시 조승우! 하고 인정하면서도
배우보다는 최고 스타의 모습에 왠지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던 두번째 공연의 기억...
제대 후 첫 무대로 선택한 조승우의 4년여만의 이번 공연을 사실 보고 싶었다.
단순히 조승우 출연 공연이라서 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제대 후 언론 인터뷰를 읽으며 뭔가 다른 무대를 보여줄 것 같은 기대가 들어서였다.
처음으로 돌아가는 자세 그리고 더욱 성숙된 연기, 바로 그것이 기대되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기필코 티켓을 반드시 구해 봐야지 하는 간절함은 크지 않았기에
여러 리뷰들을 통한 그의 달라진 모습을 간접 확인하는 것으로 그냥 Pass...
그러나 이번 공연에서 꼭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다.
김선영 루시!
이제껏 공연한 배우들 중 최고의 루시로 손꼽히고 있는 김선영...
하지만 내가 아는 그리고 내가 봐 온 김선영을 떠올릴 때에
지킬앤하이드의 '루시'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꼭 확인해 보고 싶었다, 게다가 '루시'로 출연하는 마지막 무대라 하니 더욱더...
김선영을 필두로 하여 보고 싶은 캐스트 조합을 찾았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조정은의 엠마,
그리고 초연부터 출연해 온 관록을 한번은 보고 싶었던 류정한의 지킬
이렇게 류정한/김선영/조정은의 '지킬앤하이드'를 보게 되었다.
공연의 막이 오르고
초반 한동안 머릿속이 잠깐 혼란스러워졌다.
라이선스 공연을 본 지 4년이 넘어서 오래 전의 그 무대가 기억이 안 나는 건가...
내 기억력이 정말 쇠퇴한 건가, 아님 바뀐 게 맞는 건가...
예전에 보았던 지킬앤하이드 공연과 완전히 다른 공연을 보는 듯했다.
재작년 내한공연을 보았을 때에도 역시 낯선 부분이 없지 않았다.
오리지널 대본/악보에서 아마 프로덕션에 맞게 취사선택(?)하는 듯한데
한국 공연에서 듣지 못했었던 새로운 넘버들과 씬들이 발견되었었다.
이번 공연도 예전 버전에서는 없었던 뮤지컬 넘버와 몇몇 레치타티보가
새롭게 추가되어 있었고, 번안 가사도 부분부분 수정되었고
연출적인 면 그리고 안무적인 면이 상당 부분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대 크기의 변화에 따른 관극 느낌이 확 달랐다.
몇년 전 LG아트센터 공연은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내가 봤었던 코엑스 오디토리움과 국립극장의 너무 와이드한 무대 대비
뮤지컬 무대에 가장 적합한 샤롯데씨어터에서의 지킬앤하이드는
훨씬 작품의 밀도가 높았고 그래서 만족스러웠다.
Cast에 대한 개인적 느낌은...
류정한 물론 좋았지만, 지킬/하이드 역은 조승우를 대적할 인물이 없구나...하는 확인.
그리고 김선영 루시는 커튼콜 기립박수를 보낼 만큼 역시 포스가 대단했다.
루시 역 하면 떠오르는 그러한 섹시함은 강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연기와 노래 하나하나에 다른 루시들에게서 보지 못했던 깊이감이 느껴졌다.
섹시한 아우라와 뛰어난 가창력을 유감없이 펼쳤던 4년전 공연의 정선아 루시가
아마 다음에는 그동안의 공연 경륜에서 쌓아진 깊은 연기까지 더하여
우리나라에서의 최고의 루시로 등극하지 않을까 하는 그냥 그런 예상도...
그리고 성숙한 엠마를 보여주었던 이혜경과 사랑스러운 엠마를 보여주었던 김소현 대비,
지킬에 대한 사랑과 믿음 그리고 쉽게 휘둘리지 않는 강단있는 캐릭터를 보여준
이번 공연의 조정은 엠마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또 이번 공연은 조역들 역시 예전 대비 가장 실력이 뛰어나서
전체적으로도 안정감을 높여 주었다.
솔직히
'지킬앤하이드'와 '헤드윅' 이 두 공연은
물론 작품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높은 흥행 스코어를 기록하며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초연 출연을 통해 작품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여준
배우 조승우의 공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자, 이제 세 번째...
아마 조승우의 지킬앤하이드는 이번이 마지막이지 않을까......
그 생각을 하니 그의 공연이 다시 갑자기 확 보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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