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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을 앓기 시작하다...

2004/monologue

by spring_river 2004. 4. 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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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부터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 심한 두통이
오늘도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
아무래도 티켓박스 오픈 직후 나를 죄어드는

일종의 압박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

현재의 직업과 이전의 직업의 커다란 차이점 하나는

내가 하는 일의 성패가 너무나도 뚜렷한 결과물을 낳고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그리고 나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전의 일 같은 경우

어떠한 흥행사업이 아닌, 광고주가 전적으로 돈을 대는 일이고
기껏해야 초청한 고객들이 얼마만큼 많이 올 것인가
행사에 대한 고객 및 광고주의 평가가 높을 것인가 정도였다.
그리고 행여 내가 못된 광고주로부터

말도 안 되는 Nego를 당한다 할지라도

그냥 뭐... 팀 실적의 Income이 조금 낮아진다는 것 정도이지
팀이 해체된다거나 회사가 망한다거나 내 월급이 깎이는
그런 일은 별로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의 일은

명백하게 흥행이 관건이다.
돈을 내고 보러 오는 사람들이 무지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
그 정도에 따라 B.E.P.도 못 맞추고 적자를 볼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회사 자금사정도 어려워지고
당연히 내 연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직업에 맞닥뜨렸을 때에

가장 절실하게, 가장 뚜렷하게 체감한 차이점이었다.
그건 그만큼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더욱 전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되게 하는 원인이었다.
그리고
...

그리고 바로 이전까지의 프로젝트는

전체 마케팅 파트들 중

내가 어느 한두 파트를 담당하는 정도에 그쳤지만

지금의 프로젝트는
전체 프로젝트를 책임지는 Project Manager

모든 파트의 기획, 집행, 관리가 온전히 나의 책임이 된다.
(
이번 작품은 그러니까 시쳇말로 나의 입봉작이다
...)
다행히 우리가 제작하는 작품이 아니라

마케팅 매니지먼트만 대행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우리의 투자 지분만큼의 이익 및 손실이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니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해 온 작품과는 다른 패턴의 작품이라

박스 오픈과 동시에 초기 티켓매출이 확 일어나지 않는 데다가
방송사와의 사전 조율에 문제가 있어
사전 홍보가 예상한 대로 집행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

내 생각엔

연이은 갑작스런 두통이
바로 그 압박감에 연유하고 있지 않나 싶다.
첫 입봉작에 대한 성공 부담감... 욕심
...
기획한 바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부분들에 대한 초조감
...
그리고 가장 주요하게는 초기 부진의 매출
...
이렇게 머리가 아프다가 핏줄이 터져서 뇌출혈이 되나 보다 라고

생각할 만큼 요즘 머리가 무지 아프다.
이럴수록 침착해야지, 초연해야지 생각은 하는데
...
어젯밤엔 생전 처음으로 귀신 나오는 꿈을 꿨다
.
꿈꾸는 그 잠깐동안 신경쇠약에 쓰러지기 직전일 만큼

귀신들에 시달렸다.

요즘 새삼스레 느끼고 있는 건

현재의 일이 이전의 일보다
훨씬 복잡다난한 일이라는 것이다.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
...

한 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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