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열흘의 시간차를 두고 보았던 두 영화,
'멋진 하루' 그리고 '사과'_
음...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느껴지는 두 영화다.
일단,
블로그에 올리려고 인터넷에서 영화 포스터 이미지를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처음 보는 포스터다...
그만큼 매체 광고 노출이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두 포스터 보면서 모두 웃음이 났다.
철저하게 마케팅적인 포스터다.
그러니까... 그 포스터 보고 영화에 호감을 느껴 극장을 찾았다면
전혀 다른 분위기와 내용의 흐름에 실망 내지는 배신감을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중적 어필을 하기 위해 참 애썼구나... 하는 생각과 노고가 느껴졌다...
(두 영화 포스터 이미지는 하단에 참고로 올린다.
그 포스터들을 놓고 글을 쓰자니 아무래도 맘이 편치 않아서...)
그래서, 영화 이미지컷 중에 맘에 드는 두 컷을 골라 여기에 올리기로 했다.
이 영화들과 진정으로 잘 어울리는 이미지로...
두 영화 모두
어떤 이들에게는 심심할 수 있는,
그러나 또 어떤 이들에게는 특별하게 읽힐 수 있는 영화다.
가끔...
어떠한 영화에 대해 주변의 20대들이 말하는 감상평이나
실제 극장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반응을 보며
'참... 영화를 보는 시선이 이렇게 다르구나...'하고 느끼곤 한다.
단순히 대중성 유무에 따른, 또는 취향의 차이를 말하는 게 아니다.
일종의 축적된, 나이와 경험의 차이에서 오는 다른 시각 말이다.
(나이들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보면, 20대들은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 세밀하게 깃들어 있는 그 '결'을 읽지 못하고
영화 줄거리나 전개과정의 외피만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멋진 하루'의 경우 빠른 막내림으로 거의 사라져가던 끝무렵 시점에 보았는데
초반에 그 영화를 본 20대 주변인들의 평은 하나같이 '재미없다' '이게 뭐야' 였다.
'사과'는 그래도 남들이 아직 안 본 초반에 본 셈인데
듣지 않아도 미리 그들의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 '재미없다' '이게 뭐야'......
두 영화 모두 심심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을 수 있다.
돈 갚으라고 헤어진 애인을 찾아와 하루동안 돌아다니며 돈을 같이 꾸러 다니는,
(그렇다고 그 과정이 재미있게 티격태격하거나 다이내믹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
그리고
오래된 애인과 헤어져 자기 좋다고 쫓아다니는 새로운 남자와 결혼했는데
결혼생활도 뜻한 바대로 되어지지 않고 헤어졌던 옛 애인이 다시 나타나고 하는
(이 역시 특별한 로맨스도 없고 너무나도 뻔한 스토리의...)
그러한 줄거리의 영화가 무슨 새로운 재미가 있을 내용인가...
그런데,
(다시 말하지만, 나이들었다고 자랑하는 게 아니라,
또는 남들과 다른 영화보는 눈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나는 이 두 영화를 참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있게 보았다.
그러면서 동시에 안타까웠다. 흥행은 안 되겠구나......
두 영화 모두 그 영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관객층은
그놈의 애매한 '30대'다.
데이트 및 킬링타임 용도의 20대야 가장 큰 타깃 마켓이고,
천만 관객이라는 숫자는 40대 이상의 중년층의 관객확산 없이 결코 이룰 수 없지만
30대는 그야말로 애매한 타깃군이다. (영화, 공연 모두 그러하다...)
게다가 그냥 단순히 30대의 나이가 아닌
결혼 초반(2~3년차부터 약 10년차까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결혼한 30대라 함은, 초등학교 입학 전의 아이가 대부분 있다는 얘기인데
이들에게 극장 영화 관람이라 함은 굉장히 현실 밖의 희망사항이다.
(내 경우는 직업적 특성 및 시댁의 도움으로 혜택을 누리는 흔치 않은 케이스이고...)
번외의 이야기가 길었다...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두 영화 모두 '사랑'에 관한 영화다.
'영화 같은' 이라는 형용사가 어울리는 그런 사랑의 스토리가 아니라
일상적인 사랑의 이야기다.
상황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마다
매우 일상적인
그러니까 routine하다는 그 일상이 아니라,
섬세한 일상의 뉘앙스들이 살아있고
그래서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마음을 조금씩 울리게 한다.
전도연-하정우, 그리고 문소리-김태우-이선균의
내공 깊은 일상성의 자연스러운 연기 그리고
그 힘으로 쌓아올려진 탄탄한 캐릭터가 매우 돋보이는 영화다.
두 영화 모두 타 영화들과는 달리
여배우 (전도연, 문소리)의 감정에 카메라가 집중되어 움직인다.
그만큼 내로라 하는 이 두 여배우의 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생각해보니, 두 영화 모두 여주인공이 우는 장면이 한 번씩 있는데
지하철 문에 기대어 바깥을 바라보며 하릴없이 눈물을 흘리는 전도연과
아버지가 돋보기를 찾으며 성화를 부리는 그 풍경 속에서 눈물을 쏟는 문소리는
어찌 보면 서로 그 맥락이 닿아 있다...
그리고,
두 영화 모두 '이게 뭐야~' 할 만큼 보통 관객들이 싫어하는 열린 결말로 마치는데
바로 그 열린 결말이 이 영화의 멋진 여운을 남기는 그런 영화다.
여러 모로 통하는 바가 많았던,
깊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멋진 영화 두 편......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지극히 마케팅적인 포스터다...
이 포스터들에 끌리는 그 느낌으로 영화를 기대한다면
Sorry, but......
이 표피적인 문구와 이미지에 비할 수 없이
훨씬 더 깊이있는 좋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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