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우리나라에 초연된
'맘마미아' 뮤지컬을 보면서 느낀 건,
이 작품이야말로
Pop Musical (or 주크박스 뮤지컬)의
최고 승자라는 것!
뮤지컬 맘마미아의 가장 큰 미덕은
ABBA의 음악들을
가사 하나 고치지 않고도
정말 자연스럽게 '극화'시켰다는 것...
맘마미아 이후로
많은 유사장르의 작품들이
유명 팝스타 음악을 무기로
쏟아져 나왔지만
제대로 성공을 거둔 작품은 별로 없다.
그 실패들의 이유가 바로
맘마미아의 그 성공포인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음악과 극이 어울리지 않고
따로 노는 치명타 때문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 '맘마미아'는
특히 중년층 관객의 확산으로
외국에서와 같이 성공을 거두었고,
이번에 개봉한 영화 '맘마미아' 역시
그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영화 '맘마미아'는
숙련된 음악적 기교는 부족하지만,
확실한 캐릭터의 승리였다.
영화 특유의 장르적 특성과 더불어, 내로라 하는 세계적인 배우들의 연기로
뮤지컬에서보다 각 캐릭터들과 극의 흐름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게 하는
그런 힘이 있었다.
물론 Live Stage의 무시못할 또다른 힘이 있긴 하지만
캐릭터와 극 흐름적인 부문에서는
뮤지컬에서 느꼈던 감정 및 공감대가 80이었다면, 영화는 95 이상으로 만들었다.
(뮤지컬에서는 못 느꼈던 감정인데,)
'Dancing Queen' 에서
도나와 그 친구들이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자아를 떠올리고
춤을 추며 동네로 나가는 이들의 행렬에
동네 여인들이 하나씩 따라나서는 장면에서는 정말 눈물이 난다.
그리고 내가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넘버 'The Winner Takes It All'_
물론 메릴 스트립이 소화하기에는 좀 벅찬 곡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뮤지컬 무대에서 이 역을 맡은 유명 배우들이 뛰어난 가창력으로,
하지만 그 노래 자체를 50~60%밖에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면
메릴 스트립은 미흡한 가창력이지만 그 노래의 미세한 감정선까지 100% 소화하며
훌륭히 해 내었다. You totally win!
전작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패션계를 쥐락펴락하는, 세상의 꼭대기에 있는 듯했던 그 메릴 스트립이
이 영화에서는 거의 화장기 없는 얼굴과 허름만 멜빵 바지 차림으로 나오고
그 두 명의 여자친구들 역시 별 매력 없어보이는 외모와 옷차림이며,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같은 멋진 남자들 역시
일부러 망가뜨린 듯한 배나온 아저씨 몸매에 외모의 꾸밈도 전혀 없이 등장한다.
처음에 영화보면서는 매력지수가 확 떨어지면서 꼭 저렇게 해야 하나도 싶었는데
어쩌면 그러한 점들이 보통의 아줌마 관객들이 보면서 더욱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공감하게 하는 요소였는지도 싶다.
뮤지컬에서는 엄마 '도나' 역의 파워에 딸 '소피' 역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약한데
이 영화에서 소피 역을 맡은 배우(이름은 잘 모르겠고, 처음 보는 배우...)는
너무나도 쟁쟁한 엄마와 남자친구들 배우 라인업에서도 굴하지 않고
그 캐릭터 비중만큼 그대로 잘 돋보인다. 노래는 배우들 중에서 가장 잘 하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언뜻 주위에서 들었던 얘기가
뮤지컬보다 이 영화는 배경인 '그리스'의 풍경이 큰 한 몫을 한다고들 하던데,
실제로 영화를 보니 물론 그리스의 풍경이 아름답긴 했지만
이 영화를 성공한(적어도 실패하지 않은) 뮤지컬 영화의 하나로
이름올릴 수 있는 그 수훈은
그리스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메릴 스트립을 비롯한 배우들의 명연기 그리고
뮤지컬 장르의 텍스트를 영화답게 만들려 그래도 많이 노력한 연출력이었다.
아, 물론... 맘마미아의 최고 포인트는 장르를 불문하고, 역시 ABBA의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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