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brief comment

내 마음의 풍금

spring_river 2008. 9. 11. 14:35

 

워낙 창작뮤지컬에
그동안 실망을 해서인지

내 마음의 풍금의 뮤지컬화가
별로 안 당겨서인지

사실 그다지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이 안 들었었다
.
거의 공연이 끝나가는 시점에

이 공연을 보게 된 건 사실

공연이 보고 싶어서였다기보다는
향후 New Biz. 건으로
극장 답사가 필요해서였다
.
이렇게 전혀 다른 이유로

어쨌든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
왠걸
...
의외로 공연이 만족스러웠다
!

그동안 봐왔던 창작뮤지컬을 고려했을 때에

이 작품은 그래도 꽤 완성도가 높았다.
오랜 기간의 Pre-Production 과정의 치열함이 느껴지는
그런 작품이었다
.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일반인들에게 익히 알려진 스토리, 그리고

그 주인공들의 연기와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새겨져 있는 컨텐츠를
2
시간 내외의 Stage 뮤지컬로 만들 때에 범하기 쉬운 여러 오류들이
그래도 잘 극복되어 있다는 것이 가장 높이 살 만 했다.
스토리를 사랑의 과정에 따라 4계절의 사건들로 구성하고

영화에 없던 인물 또는 역할 구조를 만들어내어 극에 어울리는 짜임새가 있었고

동화적인 요소, 코믹적인 요소, 그리고 드라마적 요소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그리고 음악
!
사실 그동안 우리와 오래 작업을 해 왔던 음악감독이 공동 작곡을 맡아

적지 않게 관심이 가기도 했었는데, 뮤지컬 넘버들이 매우 좋았다.
여러 장르를 포괄하면서도 그다지 튀지 않게 각 상황에 매우 잘 어울렸고

가사와 멜로디 완성도가 이전의 어느 창작물보다 무척 높았다.
씬과 대사와 노래가 연결되는 Song Moment도 매우 뛰어났다
.
다만, 공연장을 나오며 흥얼거리게 되는 대표적인 멜로디가 없어 아쉽긴 했으나

'
나비의 꿈' '내 사랑 수정' 같은 노래는 참 좋았다.
그리고, 무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 시대를 표현한다고 했을 때 쉽게 떠올려질 수 있는 그런 상투성이 배제되었고

대신 무대의 특별한 질감만으로도 시대감과 모던함이 함께 묻어났다.
오랜만에 무대에 복귀한 오만석과
작은 체구에 뛰어난 열정이 넘치는 이정미,
이 두 주인공의 功도 컸다.
공연을 보면서 이병헌과 전도연이 별로 떠오르지 않았다면 아마 큰 칭찬이리라
...
워낙 그들의 이미지가 강해서 그럴 법도 한데

오만석과 이정미를 바라보면서 영화 속 그 인물들이 괜히 생각나지 않게 할 만큼
너무나도 그 역할들에 잘 어울렸고 또 새롭게 잘 해 내었다.
그외의 조역들과 아역 배우들의 연기와 그 조화도 좋았다
.
2
년전 '천사의 발톱'에서 실망했던 조광화 연출의 뮤지컬 연출도

다시금 신뢰감을 얻게 해 주었다.

사실 화려하고 신나는 걸 기대하는 관객들에게 이 작품은 다소 심심할 수 있다
.
그러나 '짝사랑'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의 공감대로

이 작품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참 따뜻하게 해 준다.
또 어찌 생각해 보면, '어떻게 만들었나 보자' 하고 마음먹고 본 공연이 아니라

전혀 아무런 기대없이 보게 된 작품이라서 오히려 좋은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다.
, 또 한 가지 플러스 요인이 있다
...
최근 1년간 한번도 극복되지 않은 극심한 스트레스의 연속에

이젠 나가떨어질 만큼 지치고 지쳐 있는 상태에서 보았던 지라

이 공연은 참 휴식 같은 작품이었다.
휴식 같은
... .
오랜만에 써 보는 표현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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