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연시에 꽤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 보니 놓쳤던 공연...
콘보이쇼는 일본에서 20여년 사랑을 받고 있는 공연으로
이 무대는 일본 원작 및 연출에 한국 배우들을 캐스팅하여 제작된 한국판 콘보이쇼다.
콘보이쇼 중 가장 인기있는 버전이라고 하는 '아톰'은
자칭 소크라테스, 플라톤, 칸트, 사르트르 등 철학자 이름의 일곱 명의 남자가
자아찾기라는 다소 무거운 질문과 주제를
드라마, 노래, 탭댄스, 발레, 아크로바틱, 타악 퍼포먼스 등
그야말로 다양한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언론평이나 관객 호응이 높았다는 얘기에 비해
나에게 '콘보이쇼'는 그저 그랬다.
긍정하고 높이 살 만한 한 가지는, 일곱 명 배우들의 열정!
주목받기 힘든 앙상블 출신의 이 배우들은
캐스팅 이후 보통 뮤지컬 리허설 기간의 3배가 넘는 8개월라는 연습기간을 거쳐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내내 그야말로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콘보이쇼 주역 배우들이 되었다.
완벽하진 않지만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 숨겨진 땀과 노력이 절로 느껴지고,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문제는, 무엇보다 콘보이쇼의 타깃이 내가 아닌 듯......
개그콘서트나 웃찾사류의 프로그램들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코드가 맞을 것도 같다.
400석 넘는 공연장에 불과 50여명의 관객만이 앉아있는 가운데
배우들에게 내가 괜히 미안해하며 그 공연을 보면서 생각해 보건데,
콘보이쇼가 우리나라에서 흥행하고 성공하려면
일단, 앙상블 중에서도 잘생기고 몸매 좋은 남자애들을 캐스팅해서
각 배우들별로 팬클럽이 생길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현재 콘보이쇼 배우들을 보며 좀 아쉬웠다... 좀더 잘생겼으면 인기 있었을 텐데...)
그리고 이 공연의 메인 타깃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층이어야
작품 호응도 면에서 적절할 것이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 타깃층에 맞추려면 티켓가격을 다운시켜야 하는 문제가 있겠지...
근데 일본연출가의 글을 보면 이렇게 할 경우 콘보이쇼의 의도가 흐려진다.
연출가가 얘기하길,
콘보이쇼 배우들은 공연을 마치고 변함없이 지하철을 타고 집에 돌아가길 바란댄다.
Star 시스템이 아닌, 콘보이쇼다운 철학을 유지할 수 있는 배우여야 한다는 건데...
이러한 방식의 공연이 그것도 적지않은 티켓가로 우리나라에서 지속될 수 있을까...
공연의 코드나 철학, 마케팅 방식 등이 우리나라와는 잘 통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그런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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