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T-SEE'
아마도 이 작품에 가장 걸맞는 문구일 테다.
많은 사람들이 봤다 하고 모두들 무지 좋았다고 하고
그래서 왠지 나도 봐야 할 것 같고...
이 'Must-See' 분위기는
돈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다.
작품과 관객의 성공적인 결합이 없으면
돈을 쏟아부어도 그건 어려운 일이다.
이 작품이 초연된 지 5년이 되어가건만
'봐야지, 봐야 할 텐데' 생각만 하면서
계속 '미'관람자로 남아 있었다.
바쁜 스케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틈이 나던 차에
(그리고 마침 '반달이' 초연 때의 배우가 나온다 하기에)
드디어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예매해서 보았다.
그런데...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니면 내가 그만큼 순수함을 잃어버렸다는 말일까...
기관람자들의 얘기처럼 그리 크게 감동적이지 않았고
더구나 눈물이 펑펑 나올 정도는 아니었다.
아, 물론 좋은 연극이었다.
생각만큼, 들어왔던 것만큼이 아니었다는 것뿐이다.
연출의 뛰어남이 가장 돋보였다.
별다른 세트나 장치 없이, 그야말로 연극적인 상상력이
아주 잘 발휘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왜 난 별로 감동적이지 않지? 왜 눈물이 쏟아지지 않을까?"
괜히 자책하고 있었더니, 함께 본 남편 曰,
사람들이 많이 울고 감동받을 수 있는 작품일 거는 같댄다.
사랑을 이루는 방법을 두 가지로 단순 구분해 본다면
왕자처럼 모든 걸 다 갖춘 사람을 만나던지, 아님
반달이처럼 자신을 희생하면서 사랑을 하던지일 텐데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왕자보다는 반달이에 가깝기 때문에
반달이의 희생적인 사랑에 자신이 감정이입되어 그랬지 않을까 싶댄다.
뭐... 그럴 수는 있겠다 싶다.
그래도 왠지 이상하다.
희생적인 사랑...
이 테마에는 누구 못지않게 나도 감정이입 많이 되고 눈물도 많이 흘린다.
그런데, 왜 이번에는 빗나갔지......
아무래도 내가 이 극을 보고 감동할 만큼 순수하지 않은가봐... 생각이 자꾸 든다.
갑자기 확~ 슬퍼지려고 하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가슴이 그렇게 삭막해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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