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brief comment

TAPE

spring_river 2005. 8. 11. 14:45



우연히 그리고 갑자기 보게 된 연극 '테이프
'
(
스카치 테이프가 아니라 녹음 테이프의 테이프
)
유오성이 심기일전차 참여한 작품으로
,
자신의 친구와 여자친구 사이에 있었던 10년 전 진실을 밝히고자

테이프에 녹음 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
살짝 예측을 뛰어 넘는 스토리 전개도 독특했고

총 등장인물인 세 사람의 연기 역시 안정적이었으며
100%
배우 중심의 연극이라 그들의 변해가는 캐릭터를 바라보는 것 역시
매우 인상적인 경험이었다
.
요즘 계속 뮤지컬만 보다가 오랜만에 연극을 보니

고향을 찾은 듯 맘이 푸근하고 남다르다.


연극 'TAPE'에 관한 나의 궁시렁...


하나. '첫 남자(첫 여자도 물론...)에 대한 강한 집착'에 대하여

       
두 남자 '빈스' ''은 한 여자 '에이미'의 첫 남자다.
       
빈스는 에이미가 고교시절 첫사랑 (그러나 잠자리는 하지 않은...)이며
,
       
존은 친구 빈스와 헤어진 에이미와 첫 섹스를 했던 사이다
.
       
두 사람 자신이 첫 남자라 생각하고 싶어한다
.
       
그러나 드러내는 방식은 다르다
.
       
빈스는 10년간 묵혀왔던 의문을 끝내는 밝히고자 한다
.
       
명실공히 자신이 첫 남자라 생각한 그는
 
       
친구 존과 에이미의 10년 전 관계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
       
분명 섹스가 아닌 강간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반면, 존은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한 빈스보다 늘 우위라고 내심 생각한다
.
       
변변한 일거리 없이 마약까지 하는 빈스보다

       
전도유망한 단편영화 감독인 자신이 훨씬 번듯하며 그리고
       
그옛날 빈스의 첫사랑 에이미를 자신이 처음으로 가졌었고...

       
사람들은 첫 남자, 첫 여자에 대해 거의 강박관념적 정서가 있다
.
       
어떤 사람은 대놓고 얘기를 하고
 
       
어떤 사람은 아닌 척 하면서 마음속 깊은 곳에는 담아두고 있는 것이 다를 뿐
...
       
말로는 중요한 건 마지막 남자, 마지막 여자라고 하면서도

       
내가 첫 남자일까, 내가 첫 여자일까를 궁금해하고 심심하면 의심한다.

       
첫번째... 첫번째
...

       '
선점'이 마케팅에서만 중요한 게 아니다
.
       
사람들은 자기 삶에 있어 첫번째에 대한 각별한 정서가 있다
.
       
첫만남, 첫사랑, 첫키스, 첫섹스, 첫결혼(좀 이상한가
?...), 
       
첫아기, 첫 내집, 첫직장, 첫작품
......
       
처음이라는 것에 대한 기억 그리고 애정이
 
       
다른 어떤 것보다 오랫동안 강하기 때문에
 
       
집착에 가까운 태도를 갖게 되는 거겠지
?
       
어찌 생각하면 참 우스운 것이면서도 어찌 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다
.


. 정제된 언어와 정제되지 않은 언어에 대하여


       
두 남자 '빈스' ''은 서로 다른 언어 스타일을 갖고 있다.
       
빈스는 정제되지 않은 언어, 쉽게 말해 그냥 막 내뱉는 언어이고

       
존은 정제된 언어, 그러니까 굉장히 포장된 언어이다.
       
두 사람의 말과 행동삶의 태도를 보면 재미있는 상반됨을 발견할 수 있다
.
       
언어라는 게 그 생태적 본질상 어쩔 수 없이 오해와 왜곡이 있을 수 있다
.
       
위 두 다른 종류의 언어 역시 오해와 왜곡을 낳는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
       
정제되지 않은 언어의 경우
,
       
물론 꾸밈이나 가식이 없고 솔직하다
.
       
솔직함은 그러나 때로 오해를 낳는다
.
       
정제된 언어의 경우
,
       
그게 옳은 거라 교육받아 왔기에 당연히 올바른 언어로 받아들여진다
.
       
그러나 일종의 허위의식이 은연 중 숨겨져 있다
.
       
 포장과 숨겨진 허위는 왜곡을 낳는다
.
       
이 둘의 적나라한 대비를 보는 것 역시 재미있는 공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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